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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4일 19: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60년 넘게 세계 원유 시장을 조율해온 OPEC 체제가 균열을 맞고 있습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OPEC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불안까지 겹친 상황에서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OPEC은 1960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등이 창설한 산유국 협의체로, 회원국 간 생산량을 조절하는 쿼터제를 통해 유가를 관리해왔습니다. 공급을 인위적으로 제한해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구조로, 1973년 오일쇼크 당시에는 유가가 단기간 급등하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UAE의 탈퇴 배경에는 구조적 불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UAE는 OPEC 내 주요 산유국으로 전체 생산량의 약 12%를 차지하지만, 사우디 중심의 쿼터제 때문에 실제 생산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왔습니다. 하루 430만 배럴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도 절반 수준만 생산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경제적 비효율이 누적됐습니다.
또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란과의 충돌 과정에서 UAE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일부 걸프 국가들의 공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불만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수출 인프라를 갖춘 UAE가 고유가 국면에서 생산 확대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탈퇴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UAE는 푸자이라 항구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현재의 공급 불안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OPEC 쿼터를 벗어나 생산량을 확대할 경우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탈퇴로 OPEC은 전체 생산량의 약 12%에 해당하는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며, 내부 결속력 약화와 추가 이탈 가능성이라는 정치적 부담도 안게 되었습니다. 실제 UAE 탈퇴 이후에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OPEC의 가격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회원국 간 증산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유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UAE의 OPEC 탈퇴는 단순한 회원국 이탈이 아니라 60년간 유지돼온 중동 석유 질서의 변화 신호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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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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