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50% 뚫고 ‘성장 가도’…K철강, 대미 수출 ‘쑥’
4월 수출 약 40만톤…전년비 71.4%↑
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 확대 배경
내수 부진 한 몫…“구조적 전환 아냐”
2026-05-13 15:13:02 2026-05-13 15:45:3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지난해 미국 정부가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50%에 달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올해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산업용 강관 등 고부가 철강재 수요가 늘어난 데다, 미국 철강 시장이 구조적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시장이라는 점이 한국산 철강재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국내 내수 부진으로 철강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관세 부담에도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더 유리해진 점도 수출 확대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향 수출은 지난해 6월 50% 관세 부과 이후 한동안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철강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미국향 철강재 수출 물량은 39만9852톤으로, 전년 동기 23만3351톤보다 71.4% 증가했습니다. 전월인 3월 33만4193톤과 비교해도 19.7% 늘었습니다.
 
월별 흐름을 보면 뚜렷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월 15만~24만톤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서는 매달 30만톤을 웃돌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량은 △7월 18만8136톤 △8월 15만4160톤 △9월 18만1154톤 △10월 19만3812톤 △11월 18만8530톤 △12월 24만5935톤에 그쳤습니다.
 
반면 올해는 △1월 38만7223톤 △2월 30만7338톤 △3월 33만4193톤 △4월 39만9852톤을 기록하며 매달 30만톤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월별 수출 규모가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선 셈입니다.
 
이 같은 수출 증가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가 꼽힙니다. 데이터센터 냉각·공조 설비와 송전망 교체, 에너지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산업용 강관 등 고부가 철강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실제로 올해 4월 미국향 산업용 강관 수출은 13만6554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9만8083톤) 약 39% 증가했습니다. 3월에도 12만262톤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12만톤을 웃돌았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개발회사 프라임데이터센터스의 33메가와트(MW)급 규모의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범용 제품인 봉형강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미국향 봉형강 수출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0만톤을 밑돌았지만, 3월부터 12만262톤으로 급증한 데 이어 4월에는 13만6554톤까지 늘었습니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 봉형강 시장 강세 영향으로 미국향 철근 수출이 크게 늘었다”며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으로 50% 관세 부담에도 수출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내 철강 수요를 자국 생산만으로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도 국내 철강재 수출 증가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철강 수요의 약 70%를 자국 생산으로 소화하고 있지만, 산업용 강관과 에너지 인프라용 강재 등 일부 고부가 제품은 여전히 해외 공급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50% 관세 부담에도 미국 내에서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국산 철강재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국내 내수 부진으로 철강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판매보다 수출 확대에 무게를 두는 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황 부진으로 철강재 가격이 낮게 형성된 반면, 미국은 인프라 투자 등으로 수요가 견조해 관세를 포함하더라도 가격 여건이 더 나은 품목들이 있다”며 “미국이 철강 초과 생산국이 아닌 만큼, 부족한 물량을 수입으로 채우는 구조도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이를 구조적 전환이라고 보긴 어렵고, 국내 내수가 회복될 경우 수출 물량도 다시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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