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삼전·하닉' 장세
코스피 5거래일 신고가 속 반도체 쏠림 심화
시총 증가분 65%·거래대금 38% 투톱에 집중
2026-05-11 17:30:50 2026-05-11 17:33:25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다만 지수 상승이 일부 대형주에 편중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두 종목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나머지 종목들은 소외되는 'K자형 장세', 이른바 '풍요 속 빈곤'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24포인트(4.32%) 오른 7822.24로 장을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33%, 11.51% 상승하며 랠리를 주도했습니다. 이달 들어 두 종목은 각각 21%, 31% 급등했음에도 매수세가 이어지며 장중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장중 28만8500원, SK하이닉스는 194만9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다만 상승세는 일부 대형주에 편중되는 모습입니다. 쏠림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코스피가 6000선을 넘어선 지난달 15일부터 7000선을 돌파한 6일까지 전체 시가총액 증가분 1062조원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 증가분이 688조원으로 65%를 차지했습니다. 이날 기준 양사 시가총액 합산은 약 3008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 47%에 달했습니다. 이달 들어 두 종목의 거래대금 합산도 코스피 전체의 38%를 웃돌았습니다. 반면 이날 코스피 전체 종목 중 상승 종목은 159개에 그쳤고, 734개 종목은 하락했습니다. 이달 1~10일 수출에서도 반도체 비중은 46%까지 상승한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액은 전월 동기 대비 67억달러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쏠림 현상을 단순 과열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수요 급증이라는 구조적 흐름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SK하이닉스에 극자외선(EUV) 장비 구매 비용 지원과 신규 생산라인 투자를 제안했다는 소식도 수요를 확인시켜주는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인프라 주문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디램 장비 매출 등 메모리 업사이클 내러티브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온기 확산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선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섹터는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한지영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주들의 연이은 폭등에 따른 속도 부담도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지금 모든 수급 주체들 사이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발생하고 있는 구간인 만큼 장중 반도체를 중심으로 단기 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3거래일 동안 약 15조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선 가운데 이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조2778억원, 1조5072억원어치 팔아치웠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매월 반복돼 온 월초 반도체 급등, 쏠림 이후 순환매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