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권 노동조합이 멈췄던 노사정 대화 채널을 다시 열면서, 한국거래소의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 문제가 공식 협의 테이블 위에 올랐습니다. 협의체 복원 자체도 의미 있는 변화지만, 업계 안팎 시선은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난제를 풀 수 있느냐에 모입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과 함께 금융권 노사정 실무 정책협의체 1차 회의를 지난 7일 열었습니다. 윤석열정부 시기 사실상 중단됐던 노사정 소통 체계가 약 4년 만에 복원된 것입니다. 이날 회의는 의제를 결론짓기보다 현안을 공유하고 정례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상견례 성격으로 진행됐지만, 주요 안건 중 하나로 거래시간 연장 문제가 올랐습니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이번 협의체를 거래시간 연장 반대 논거를 공식화하는 통로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노조는 거래시간 확대가 투자자 혼선과 금융소비자 보호 취약, 현장 직원의 감정노동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시스템 정비와 현장 영향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거래시간 연장을 둘러싼 한국거래소와 사무금융노조 입장은 팽팽합니다. 한국거래소는 미국 등 주요 거래소가 24시간 거래로 전환하는 추세 속에서 현행 체계를 고수할 경우 유동성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연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조는 시스템 개발 등 준비 없이 거래시간만 늘리는 것은 개인투자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맞섭니다. 외국인·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심화, 원보드 시스템 미완성, 주 52시간 근로제 충돌 등 현장 우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6월 프리·애프터마켓 도입을 예고했으나 서버 부담과 인력 문제를 반영해 9월로 시행을 미뤄둔 상태입니다.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금융위는 지난 3월26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거래소와 노조 간 3자 협의 채널을 가동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노사정 협의체 복원은 그 연장선 격입니다.
다만 협의체가 실질적인 해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노조 측은 "협의체를 통한 실질적 해법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금융위 측은 추가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금융위는 앞선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 이해관계자 간담회'에서 "거래시간 연장은 글로벌 정합성 측면에서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시장 안정"이라며 "충분한 테스트와 업계 의견 수렴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거래시간 연장은 거래소 단독 결정이 아닌 금융당국 승인 사안인 만큼, 전산 안정성·인력·투자자 보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승인 보류나 조건부 시행도 가능합니다.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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