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제도(EU-CBAM) 확대 적용을 앞두고 국내 중소기업들의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철강·알루미늄 등을 활용한 하류제품까지 규제가 확대될 예정인 만큼 관련 업종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1일 EU 수출 중소기업과 관련 업종 조합 임직원을 대상으로 'EU-CBAM 하류제품 확대 대응 업종별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금속·의료기기·자동차부품 등 규제 확대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준비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2028년부터 하류제품 확대 적용
EU-CBAM은 EU로 수입되는 탄소집약 제품에 대해 역내 탄소가격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EU는 현재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에 적용 중인 CBAM을 2028년부터 해당 소재를 활용한 하류제품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입니다.
신서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EU는 2027년 관련 제도를 입법화한 뒤 2028년부터 하류제품 대상 CBAM 적용에 나설 계획"이라며 "철강·알루미늄 의존도가 높고 탄소비용 영향이 큰 제품군을 중심으로 약 180개 CN코드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향후 대상 품목은 일부 제외되거나 새로운 제품군이 추가되는 등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EU-CBAM이 유럽연합 역내 기업들이 부담하는 높은 탄소 비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3국 생산 제품의 수입이 늘어나는 이른바 '탄소누출' 문제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역내 기업에만 강한 탄소 규제를 적용할 경우 생산기지가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이전하면서 오히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신 선임연구원은 "수입 제품에도 탄소 비용을 부과해 자국 기후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라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역내에서 생산된 상품의 선호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보호무역"이라고 말했습니다.
"배출량 많을수록 인증서 부담 커져"
이어서 그는 CBAM 제도 개요와 최근 동향을 비롯해 하류제품 대상 여부 판단 기준, 탄소배출량 산정 방법, 하류재 제조·수출 중소기업의 단계별 대응 전략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신 선임연구원은 올해부터는 사실상 확정기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하며 "비료·시멘트·소결광은 직접·간접 배출량을 모두 보고해야 하고, 철강·알루미늄·수소·전기는 직접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장 검증과 검증보고서 제출 의무가 추가된 점도 주요 변화"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EU 배출권거래제(EU-ETS) 무상할당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CBAM 인증서 부담도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제조기업들은 저탄소 공정 전환, 바이오매스·재생에너지 활용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들은 주로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고 있어 탄소배출 자체보다 배출량 산정과 대응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온실가스 규제 경험이 부족한 데다 영어로 대응해야 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부도 관련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는 배출량 산정·검증 지원을 비롯해 CBAM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 탄소감축·비용 대응 지원 등에 나설 예정입니다.
중기중앙회 측은 "이번 세미나를 공동 주관한 정부 합동 워킹그룹이 EU-CBAM 대응 설명회와 세미나를 지속 확대·운영할 예정"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통상 규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EU-CBAM 하류제품 확대 대응 업종별 세미나'에서 신서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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