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최근 전기차 차주들이 다이렉트 가입이나 보험 갱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기차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인식 등으로 보험료 인상 폭이 크고, 경미한 사고에도 가입 장벽이 높아진다는 설명입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자동차보험 가입 현황은 2021년 18만2957대에서 지난해 74만546대로 3배 이상 불었습니다.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전기차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진 모습입니다.
문제는 전기차 차주들이 체감하는 보험 문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지난 4년간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한 영향으로 차보험료 평균은 낮아졌지만, 전기차와 비전기차의 보험료 차이는 여전히 간극이 뚜렷합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자동차보험 평균 보험료는 80만4000원으로 비전기차(67만2000원) 대비 19%가량 높았습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기차 자동차보험 관련 불만.
온라인 상에선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올해 전기차 보험료가 많이 올랐다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갱신시 변한 부분이 없는데 보험료가 크게 급증해 보험사를 갈아탔다는 글에는 '갱신 보험료가 오른다길래 다른 보험으로 갈아탔다', '갱신했는데 작년 대비 수십만 원 이상 올랐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수리비가 높아 사고가 한 건만 나도 다이렉트 가입이 어렵다는 불만도 존재했습니다. 한 테슬라 차주는 "지난해 경미한 접촉 사고가 있었는데 보험료가 너무 많이 올라 다이렉트로 갈아타려고 했더니 거절당했다"며 "문의한 결과 전기차 수리비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 보험인 만큼 보험사에서 인수가 어려울 경우 공동인수 제도를 통해 가입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험료 부담도 커집니다. 지난해 판매 채널별 평균 보험료는 △다이렉트 60만746원 △텔레마케팅 66만2971원 △설계사 80만23원 △공동인수 81만111원 순으로 높았습니다. 다이렉트 보험 가입이 거절될 경우 더 높은 보험료를 내고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강준현 의원이 요청한 전기차와 비전기차 언더라이팅 기준에 대해 보험사들은 "전기차 여부에 따라 인수를 제한하지 않고 동일한 언더라이팅(보험가입심사)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손해율과 과거 사고 경험 등 수십 가지 가입자 특성을 평가하는데, 전기차의 높은 손해율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에 따른 언더라이팅은 회사마다 지침이 다르지만 손해율이나 사고율 등을 감안한다"며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손해율이 높아 사고 다발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손해율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 물건으로 선별 인수하는 건들이 많아지고, 다이렉트 가입에 있어서 거절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제로 전기차 사고율은 2021년 13.6%에서 지난해 16.2%로 우상향했습니다. 같은 기간 비전기차 사고율이 15.3%에서 15.1% 사이에서 등락한 것과 대조됩니다. 2021년 76.1%였던 전기차 손해율도 지난해 98.9%에 달했습니다. 비전기차 손해율이 75.1%에서 81%로 증가한 것에 비해 가파른 상승폭입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화물차, 수입차 모두 마찬가지인데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 가입 기준이 같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에는 보험사 손해율이 좋지 않아 자동차보험 인수를 타이트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1일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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