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연이어 따내며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수주 실적은 이미 지난해를 넘어선 가운데, 업계는 MRO를 넘어 함정 설계와 방산 전시회 참가 등으로 미국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USNS 세사르 차베즈’함. (사진=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미 해군 MRO 사업 2건씩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HD현대중공업 1건, 한화오션 2건, HJ중공업 1건 등 국내 조선업계의 연간 수주 실적에 이미 근접한 수준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 해군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USNS 리처드 E. 버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지난 1월 ‘USNS 세사르 차베즈’함 정비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한 것입니다.
한화오션도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미 해군 MRO 사업 2건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부산과 진해에서 지역 정비업체들과 협력해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중공업도 미 MRO 전문 조선사 비거 마린 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 해군 MRO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HJ중공업 역시 지난해 12월 미 해군 4만톤급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1월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지원함은 물론 전투함 정비 사업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 해군 MRO 사업이 향후 국내 조선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1271억2000만달러(약 186조5900억원)에서 2034년 2154억6000만달러(약 316조2500억원)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4만톤급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사진=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다만 아직 사업 확대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주로 맡을 수 있는 물량은 일본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지원함 정비에 집중돼 있습니다. 미국 내 항구 간 물자 운송은 미국 선박으로만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존스법 등 자국 조선업 보호 규정과 각종 제도적 장벽 탓에 협력 범위를 단기간에 넓히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 MRO 수주는 단순한 수익원 확보를 넘어 국내 조선 기술력이 미국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의미가 있다”며 “이는 향후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의 신뢰도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다만 관련 규제와 제도적 제약이 여전히 큰 만큼 정부 간 협력을 통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마스가 협력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MRO 시장을 넘어 미국과의 접점도 빠르게 넓히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19일부터 나흘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 최대 해양 방산 전시회 ‘SAS 2026’에 한국 기업 최초로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처음으로 참여하며, 협력 범위를 설계 분야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MRO 사업은 한미 조선 협력의 시작점일 뿐, 이를 넘어 전투함 MRO, 현지 생산, 나아가 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중장기 로드맵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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