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유 ‘바닥’…글로벌 항공업계 ‘연료 쇼크’
항공유 재고 ‘6주치’만 남아
급유 막히면 복귀편 ‘올스톱’
대한항공 등 국적사도 사정권
2026-04-20 14:37:27 2026-04-20 14:51:3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휴전 종료 시한을 이틀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은 가운데, 유럽 항공유 재고가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재고가 약 6주 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경고까지 나오며 주요 항공사들이 감편과 운항 축소에 나서는 등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에 ‘연료 쇼크’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16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란은 20일(현지시각) 미국이 오만만 해상에서 자국 상선을 향해 발포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해당 상선이 중국에서 이란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재점화될 경우 원유와 정제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유럽의 취약한 에너지 구조입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유럽이 쓰는 항공유의 60% 이상은 걸프 지역, 30%는 한국 등 아시아 정유시설에서 들여오는데, 최근 공급 차질이 누적되며 비축유가 빠르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남은 항공유가 6주 치 정도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항공편 취소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미 주요 항공사들은 선제 대응에 착수했습니다. 루프트한자는 좌석 공급의 5%를 줄이는 비상 계획을 마련했고,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다음달 160편을 감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스칸디나비아항공도 4월 한 달에만 1000편을 취소하기로 하면서 유럽 항공망 전반에 걸쳐 수급 불안이 현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항공사도 영향권에 들어섰습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인천발 이스탄불, 알마티 노선을 중심으로 4~7월 총 22회 감편을 결정했습니다. 대한항공(003490)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유럽 현지 공항의 급유 여건이 악화될 경우 한국 출발편까지 연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인천에서 출발할 때 충분한 연료를 싣더라도, 유럽 도착 후 복귀편 운항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급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공항 사정으로 급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항이나 중간 기착, 결항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원유 수급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국내 항공사들이 취항하는 주요 공항에서의 안정적인 급유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연료 확보가 막히면 항공사는 운항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휴전이 무너질 경우 유럽 항공편 일부 중단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