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8%를 넘어서는 등 금리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토스뱅크는 주담대로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긴 호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케이뱅크 주담대 상단 8.15%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케이뱅크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4.31~8.15%로 상단 기준 8%대를 돌파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역시 4.29~6.79% 수준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하단 기준 3%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꼽히는 NH농협은행도 3.65~6.05%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뱅과 시중은행 간 금리 격차가 뚜렷한 상황입니다.
인뱅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을 웃도는 현상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관리 범위가 확대되면서 은행권 전반의 대출 확대 여건이 위축됐고 인뱅들은 대출 금리를 높여 신규 수요를 조절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인뱅은 시중은행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 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출 중심의 외형성장 전략이 제약을 받으면서 과거처럼 빠른 자산 확대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입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 수익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뱅 3사의 연간 실적을 보면 모두 흑자를 유지했지만, 공통적으로 이자이익 둔화라는 한계가 나타났습니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지난해 48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대비 9.1%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자이익은 1조9977억원으로 2.9% 감소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1조8886억원으로 22.4%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케이뱅크는 당기순이익 1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하며 인뱅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습니다. 이자이익은 4442억원으로 7.8% 줄었습니다. 비이자이익은 1133억원으로 40% 증가했지만 전체 실적 감소를 막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토스뱅크 역시 당기순이익 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이자이익은 1조3437억원으로 2.7% 줄었지만 비이자수익이 1673억9400만원으로 39.1% 증가하며 감소분을 만회했습니다.
인뱅들의 수익 구조는 여전히 가계대출 중심의 이자이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규제 강화와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 기존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인뱅 3사의 전체 여신 중 90% 이상이 가계대출에 집중돼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약 43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케이뱅크(16조1000억원), 토스뱅크(14조원) 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인뱅들은 최근 개인사업자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면 토스뱅크의 경우 주담대 출시를 통해 여신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토스뱅크는 이은미 대표가 1년 전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중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이래 올 하반기 관련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주담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데다 개인사업자대출 역시 경기 둔화 영향으로 건전성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뱅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토스뱅크가 2.34%로 가장 높고 카카오뱅크 1.5%, 케이뱅크 0.6% 순입니다. 5대 시중은행(약 0.4%) 대비 높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요구도 부담 요인입니다. 금융당국은 인뱅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2028년까지 3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대출 총량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에서 위험자산 비중까지 확대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토스뱅크의 주담대 진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금리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토스뱅크는 주담대 출시가 단순한 이자이익 확대 전략 차원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인뱅으로서 기본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자산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인뱅 3사 중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곳은 토스뱅크가 유일합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담보대출은 은행이 기본적으로 보유해야 할 상품군 중 하나"라며 "정책 환경과는 별개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신용대출 중심 구조에서는 연체율과 충당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면서 "주담대가 포함되면 연체율이 낮아지고 자산 구조가 보다 안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담보대출은 신용대출보다 연체율이 낮아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자산 구성이 다변화되면 평균 연체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부담도 완화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는 단순한 이자이익 확대를 넘어 은행 전체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인뱅 관계자는 "현재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하게 작동하는 구간이라 금리 경쟁만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주담대는 단기 수익보다는 자산 구조 안정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속에서 인뱅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8%대 금리까지 등장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주담대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실효성을 두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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