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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7일 15: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구다이글로벌이 핵심 자회사인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일본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모회사인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가 할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회사 상장이 먼저 이뤄질 경우 핵심 성장성과 수익성이 자회사에 선반영되면서 이후 구다이글로벌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구다이글로벌 연결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종속회사라는 점에서 상장 구조 변화가 모회사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구다이글로벌)
M&A로 키운 외형…크레이버 매출 기여도 46%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718억원으로, 직전년도(3731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티르티르, 스킨푸드, 서린컴퍼니 등 주요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한 효과로 풀이된다.
구다이글로벌은 2016년 화장품 총판업체로 시작해 2019년 조선미녀를 인수하며 외형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국내외 뷰티 브랜드를 잇달아 편입하며 몸집을 키웠다. 2023년에는 하우스오브허코리아와 내일모레글피 지분을 인수했고, 2024년에는 포포리너, 아이유닉,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을 품었다. 지난해에는 티르티르, 스킨푸드, 서린컴퍼니, 닥터나인틴 지분을 인수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일본 상장을 앞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스킨1004, 좀비뷰티, 커먼랩스 등을 보유한 K-뷰티 선도 기업으로, 글로벌 뷰티 커머스 플랫폼 우마(UMMA)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780억원에 달한다. 구다이글로벌이 보유한 지분은 지난해 97.29%로 연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의 연결 실적에서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46.06%에 이른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매출이 크레이버코퍼레이션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반면 조선미녀를 중심으로 한 구다이글로벌 별도기준 매출액은 4565억원으로 직전년도(3217억원) 대비 41.90% 증가했다. 1000억원이 넘는 고성장이지만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01%에 불과하다. 연결 외형 확대의 상당 부분이 인수 자회사, 그중에서도 크레이버코퍼레이션에 의해 이뤄졌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현재 일본으로 본사 이전을 진행하면서 내년께 도쿄증권거래소(TSE)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를 의식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최근 정부에서는 모회사 일반주주와 자회사 일반주주간 이해상충 등을 문제로 중복상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이해관계가 상이한 의사결정 시,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계열사 간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어느 한 쪽의 일반주주는 반드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
중복상장 피했지만 구다이글로벌 기업가치 우려
일각에서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일본에서 따로 상장할 경우 구다이글로벌의 향후 기업가치 산정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자회사가 별도 상장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집중된 자회사에 직접 투자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모회사는 자회사 지분가치를 보유한 지주회사 성격으로 평가받으면서 할인 요인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상장을 통해 국내 중복상장 논란은 일부 비켜갈 수 있어도 시장이 모회사에 부여하는 밸류에이션까지 온전히 방어할 수 있을지는 별개 문제라는 뜻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 결과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을 포함한 동시상장 모자기업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자회사 상장 이후 모회사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회사 상장 이후 동일 시점에 기업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대응표본 549쌍의 기업가치를 비교하면 모회사 기업가치 평균은 1.07로 자회사 기업가치 평균 1.81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대응 자회사의 기업가치로 나눈 비율은 평균 0.73으로 나타났다. 신규 상장한 자회사와 비교할 때 모회사 기업가치가 평균 27% 낮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동시상장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자회사에 비해 낮게 관측되는 현상은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신규상장 직후 시점으로 성장성이 높을 때라는 점을 고려해도 유의할 부분이 있다. 이들 모회사의 기업가치는 원래부터 자회사에 비해 대폭 할인된 것이 아니라 자회사가 신규상장 이후에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남김날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선임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해당 연구는 손자회사나 자회사였던 기업들도 포함해 진행한 것으로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통계적으로는 동시상장 자회사는 신규상장기업 중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으며 이미 상장돼 있는 모회사는 자회사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유의하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라며 "기업가치 측면에서 물적분할 쪼개기 상장을 비롯한 모자기업 동시상장은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핵심 종속회사인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일본 상장 이후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 보호 전략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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