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습격…외환보유액, 11개월만 최대폭 감소
환율 방어에 외화 유출…26년 만에 '10위권 밖'
달러 강세·통화 약세 겹쳐 감소폭 확대 가능성
2026-04-03 17:26:15 2026-04-03 17:28:02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하자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도 두 계단 하락해 12위를 기록했습니다. 외환보유액 규모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건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환보유액 '약 40억' 감소 전환…환율 방어 영향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6년 3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236억6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3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4월 말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입니다. 지난 2월 말 기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으로 3개월 만에 증가한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따라 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규모 순위도 두 계단 하락했습니다. 주요국 순위는 △중국 3조4278억달러 △일본 1조4107억달러 △스위스 1조1135억달러 △러시아 8093억달러  △인도 7285억달러 △독일 6633억달러 △대만 6055억달러 △이탈리아 5012억달러 △프랑스 495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763억달러 △홍콩 4393억달러 △한국 4276억달러 순입니다. 
 
중동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유동성 공급이 감소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기인하여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 150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 1488.87원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3월 중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0원을 넘나드는 흐름을 보였으며, 종가 기준으로도 21거래일 중 4일 1500원을 상회했습니다.
 
중동 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주요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점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달러 외 통화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기준 환산액이 줄어든 것입니다.
 
통화별로 보면 3월 말 기준 대미 달러화 환율은 △유로화 1.1454달러(2월 말 대비 -2.9%) △파운드화 1.3172달러(2월 말 대비 -2.3%) △엔화 155.86엔·달러(2월 말 대비 -2.4%)  △호주달러화 0.6845달러(2월 말 대비 -3.6%)로 나타났습니다.
 
고환율 장기화 우려…자본유출 가능성 제기
 
향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과 자본유출이 맞물리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특히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지며 환율 관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쟁 불확실성이 1~2주 이내에 끝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달러 강세가 유지가 될 것 같다"며 "한국이 석유를 생산 자체적으로 못 하므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외화 스와프 등 대응 수단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강 교수는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자금 유입 요인이 있지만 전쟁발 여러 가지 악재가 이를 상쇄하고 있어 환율이 안 떨어진다"며 "현재 수준의 외환 투입만으로는 고환율 추세를 바꾸기 어렵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추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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