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파노라마)'검수원복' 빌미 차단, '수사·기소 분리' 원칙 지켰다
공소청법, 검사 직무 '법령' 아닌 '법률'로 규정
'영장 청구·집행' 수사 지휘 가능성 원천 차단해
문재인정부 검찰개혁 후 '검수원복', 반면교사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에 우려도…"가야 할 길"
2026-03-18 17:58:46 2026-03-18 18:47:00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중대범죄수사청법(중수청법)·공소청법이 각종 논란 끝에 19일 국회 본회의에 오를 전망입니다. 기존 법안보다 검사의 직무·권한을 대폭 축소한 안으로, 검찰이 수사권을 확대할 빌미를 차단하고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지켜낸 법안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수사 지휘 폐지에는 수사 공백 우려 등이 나오지만,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형해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장기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특사경으로 일하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의 수사 역량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감지됩니다.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은 18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19일 국회 본회의 의결이 될 예정입니다. 지난 17일에는 여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안 처리 계획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정·청 협의로 막판 수정된 법안에는 민주당 강경파가 우려를 제기한 요구들이 대부분 반영됐습니다. 그 결과, 검찰의 수사 권한을 복구하는 '검수원복' 빌미를 차단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원칙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먼저 '법령'으로 검사의 수사, 직무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검사의 직무를 법령이 아닌 법률로 정하게 한 겁니다.  
 
변경되기 전 공소청법 제4조8호(검사의 직무)는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등 직무와 범죄수익환수, 국제형사사법공조 등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된 사항'을 검사의 직무로 규정했습니다. 또 제4조9호는 '그 밖에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정해 논란이 됐습니다.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대통령 시행령에 맡겨, 정부가 바뀔 때마다 검사의 직무를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수사 개시 범죄를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뒤 법무부는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를 개정해 부패·경제 범위로 축소된 수사 범위를 크게 늘렸습니다. 기존에 공직자 범죄에 속했던 '직권남용', 선거범죄에 포함됐던 '기부행위' 등을 부패범죄에 편입시켜 수사할 수 있게 하는 식의 꼼수를 부린 겁니다. 당시 민주당은 이를 두고 '검찰 수사권 박탈'을 무력화시킨 시행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에 정리된 공소청법은 시행령의 변경으로 검사가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없앴습니다. 검사의 직무 범위 중 '영장 청구·집행 지휘' 조항은 '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으로 수정했습니다. 검사의 '영장 청구와 집행 지휘'는 강제수사에 대한 지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수용한 겁니다. 
 
아울러 '범죄수사에 관한 특사경 관리 지휘·감독' 권한을 삭제했습니다. 특사경의 수사 지휘를 통해 수사 과정애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소셜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실제로) 당정 협의안 가운데 특사경에 대한 (검찰의) 지휘 조항이나, 수사 진행 중 검사의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도 삭제할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소청이 중수청 수사에 개입할 여지도 없앴습니다. 변경 전 중수청법 45조는 중수청 수사관과 검사 간 긴밀히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외에도 △수사 개시 시 공소청 검사에 통보, 범죄의 태양 △규모 또는 중대성 등을 고려해 검사와 수사관이 송치 전 수사할 사항, 증거 수집의 대상, 법령의 적용, 혐의에 대한 의견을 서로 제시 △다른 범죄사실 수사 필요성 있으면 중수청에 입건 요청 등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사실상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고, 이번에 조정된 정부안에서 결국 삭제됐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시킨다는 취지가 관철된 겁니다. 
  
지난해 6월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걸린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특사경이 경찰이나 검찰 수사관과 달리 일반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당장 수사 현장에서의 수사 공백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특사경 현장에서도 이런 우려는 감지됩니다. 고용노동부 일선 지청 관계자는 "근로감독관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는데, 수사 보완이 필요하다든가, 어떤 부분을 추가 수사해 지휘를 받으라든지, 송치하라든지 등 일상적으로 수사 지휘가 일어난다"며 "검찰의 수사 지휘가 폐지되면 현장에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선 필수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특사경의 종류와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검찰에서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갖게 될 경우 수사·기소 분리 원칙 형해화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이 19일 본회의를 통과해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실제로 관철될지는 형사소송법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검찰개혁에 깊게 관여해 온 변호사는 "이제 한 고비 넘긴 것"이라며 "검찰개혁의 핵심은 형사소송법이고, 문재인정부 때 수사·기소를 분리했을 때도 형사소송법을 가장 먼저 논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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