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단전·단수' 이상민, 1심 징역 7년…법원 '비상계엄=내란' 재확인
한 전 총리 선고 이어 '비상계엄은 내란' 두 번째 판단 나와
재판부, 이상민 '내란중요임무 종사·위증' 혐의 모두 인정해
잇따른 '계엄은 내란' 판단, 윤석열 내란죄 재판 영향에 촉각
2026-02-12 17:31:43 2026-02-12 17:31:43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법원이 12일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그보다는 낮은 형량을 준 겁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장관에 대해 "비상계엄 선포 및 그에 따른 후속 행위에 위헌, 위법적인 요소가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라고 적시, '윤석열씨의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판단을 재확인 했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위증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7월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주요임무종사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내란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낮은 형량입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으로서 윤석열씨의 불법적 계엄 선포를 저지하지 않고 사실상 방조했으며, 경찰청·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8월19일 구속기소 됐습니다. 이 전 장관은 또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씨의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위증을 한 혐의도 받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비롯한 윤석열, 김용현 등의 내란행위는 헌법이 상정한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회를 포함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그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것”이라며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내란행위에 대해서는 그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계엄 당일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특정 언론사 건물에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는 내란 행위의 국헌문란 목적 달성을 위한 직접적인 계획과 그 수단의 일부”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은 법조인 겸 정부의 고위 공직자로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비상계엄의 의미와 그 요건을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서 “윤석열, 김용현 등의 비상계엄 선포 및 그에 따른 후속 행위에 대한 위헌·위법적인 요소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실제로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부분적으로 참여하여 내란 행위에 가담함이 인정되는 이상, 내란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헌재에서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다고 증언한 내용 역시 위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헌재에 증언을 한 시점과 그 사이 피고인이 단전·단수 지시에 대한 다수의 보도가 있었던 점 등을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불과 3개월 만에 그 기억을 모두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내란행위의 진실을 밝히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헌재에서 위증하였다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더욱 크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일선 소방서가 경찰의 단전·단수 요청에 즉각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볼 증거가 없고, 허 전 소방청장이 서울소방재난본부에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전 장관은 재판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하다, 선고 이후엔 살짝 미소를 지었습니다. 재판이 끝난 후 내란특검의 장우성 특검보는 “형량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여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법원은 이번 선고를 통해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판단을 유지한 셈이 됩니다. 앞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진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 선고공판에서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자 ‘친위쿠데타’라고 규정했습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며 "이런 형태의 내란을 이른바 '친위쿠데타'라고도 부른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등에 대한 판결은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윤씨는 그간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위기 상황을 알리기 위한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 전 총리에 이어 이 전 장관의 재판에서도 ‘12·3 비상계엄은 내란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유지됨에 따라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 역시 내란을 실행한 데 무게가 실릴 걸로 보입니다. 윤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9일 진행됩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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