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설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명절 특수를 겨냥한 은행권의 고금리 예·적금 특판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연말 수신 경쟁으로 일시적으로 올랐던 금리가 다시 내려간 영향인데요. 일부 나온 특판 상품도 우대 조건이 까다로워 큰 이점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두근두근 행운적금'은 최고 연 12.50% 금리를 내세우지만, 기본금리는 연 2.5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금리는 매달 추첨으로 제공되는 '행운카드' 당첨 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 1장당 연 2.00%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5회 모두 당첨돼 최고 연 10.00%를 받을 확률은 1%가 0.009%에 그칩니다. 연 8.00% 이상을 받을 확률도 0.3%가 채 되지 않습니다.
신한은행 '한 달부터 적금(매주)X현대자동차'는 기본금리 연 1.80%에 제휴 우대금리 등을 더해 최고 연 8.80%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구매 계약 확인 또는 카드 결제계좌 지정, 납입 회차 달성 등 복잡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중도해지할 경우 우대금리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나은행 '오늘부터, 하나 적금'은 기본금리 연 2.00%에 각종 우대 조건을 충족해야 최고 연 7.70%까지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6개월 만기 조건부 특판이지만 자동이체·마케팅 동의 등 조건을 모두 맞춰야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도 최고 연 4.00% 금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 잔액 200만원 이하에 한해 우대금리가 적용됩니다. 기본금리는 연 0.10%에 불과하며 자동이체 등록·마케팅 동의·플랫폼 미션 수행 등 복수 조건을 충족해야만 우대금리 구간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설 이벤트로 최대 260만원 지급을 내걸었지만 이 역시 추첨·랜덤 방식으로 실제 수혜자는 제한적입니다.
최근 은행권 고금리 예·적금 상품 경향이 확률형, 미션형, 제휴형 구조가 일반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정 금액을 안정적으로 예치해 이자를 받던 전통적인 예·적금과 달리 이벤트 참여 여부와 조건 충족 여부가 실제 수익을 좌우하는 방식으로 변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에는 일시적으로 예금금리를 높였지만 현재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전반적으로 2%대로 내려온 상황"이라며 "최근 고금리 특판 상품은 실질적인 금리 경쟁보다는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설 명절 등은 수신 확보와 고객 유지 등을 위해 통상 특판이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개별적인 특판만 있을 뿐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특판이라 하더라도 우대금리 조건 등을 꼼꼼히 챙겨서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은행권이 ‘세뱃돈 굴리기’를 앞세운 고금리 예·적금과 파킹통장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질적인 금리 혜택은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주요 시중은행 예적금 특판 홍보물. (사진=각 행)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