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차별금지법은 '표현의 자유' 침해?…'중국인 혐오' 발언하면 감옥 가나?
차별여부 가르는 핵심 요건은 ‘합리적 이유’
'중국인 혐오’ 발언만으론 형사처벌 안 된다
2026-01-23 17:25:13 2026-01-23 17:25:13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중국을 비판하는 것마저 ‘혐오표현’이라는 이유로 금지 및 처벌될 수 있기에 강력 반대합니다.”
 
최근 국회 입법예고시스템에 올라온 차별금지법 반대 의견 중 하나입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지난 9일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성별·장애·병력 등을 이유로 합리적인 근거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은 차별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예방과 피해 구제 방안을 담아 헌법이 정한 평등권을 실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지난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법안이 지난 13일 입법예고되자 반발이 빗발쳤습니다. 입법예고 시작 후 약 열흘 만에 접수된 의견은 2만5000건을 넘었고, 이 가운데 약 80%는 반대 의견입니다. 반대 측의 주된 주장은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동성애나 특정 국적자 등에 대한 비판적 발언까지 차별로 간주돼 처벌받을 수 있고, 이로 인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중국인 혐오’ 발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닙니다.
 
손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에는 차별 행위 자체를 형사 처벌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차별 피해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 인권위는 조사 결과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시정 권고나 조정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인권위가 피해자를 대신해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담겼습니다.
 
손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차별금지법은 처벌을 목적으로 한 법이 아니다”라며 “만약 특정 발언을 형사 처벌하려 했다면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차별금지법은 차별을 예방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시정·구제할 국가의 책임을 명시한 법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손 의원은 이어 “차별이 문제 되는 영역은 노동·서비스·교육·제도 집행 등 공적인 상황”이라며 “일반적인 의견 표명이 곧바로 차별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실제 차별금지법은 성별·장애·병력 등 25개 사유를 이유로 △노무제공계약 △재화·용역 △교육·직업훈련 △법령과 정책의 집행 등 4개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개인이나 집단을 분리·구별·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차별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합리적 이유’입니다. 김보미 사단법인 선 변호사는 “놀이기구를 이용할 때 키를 130㎝ 이상으로 제한하는 건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합리적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이른바 ‘노차이나존’처럼 국적을 이유로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차별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별금지법안에도 형사처벌 규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대상은 ‘차별 발언’이 아니라 ‘차별 구제를 신청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그칩니다. 예를 들어 출신 지역 때문에 승진에서 누락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노동자를, 진정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면 이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