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내란에 가담하고 김건희씨의 수사를 무마하도록 청탁을 받는 의혹에 연루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습니다. 박 전 장관 측은 오히려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만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지난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선고에서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들로부터 서명을 받고자 최초로 제안한 인물은 바로 박 전 장관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가담과 김건희씨의 수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첫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박 전 장관의)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라고 했습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당시 국무위원의 한사람으로서 비상계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만류했지만, 윤석열은 이런 반대 무릅쓰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결과적으로 윤석열 설득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헌정질서에 혼란을 야기해 국민에게 매우 송구하고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변호인단은 “당시 비상계엄의 내용이나 실행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고, 비상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소속 공무원들에게 혼란 방지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의논했을 뿐”이라며 "특검 주장처럼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그 실행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건희씨로부터 수사 관련 청탁을 받은 후 하급자에게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혐의 역시 부인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수사에 개입하거나 청탁을 수용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해 합동수사본부로의 검사 파견을 검토하고,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하는 한편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도 지시하는 등 윤석열씨의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봅니다.
특검은 또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 지난해 5월 김건희씨로부터 검찰 전담수사팀 구성과 관련한 문의를 받고 실무자에게 확인·보고를 지시한 점 역시 공소사실에 포함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법원은 앞서 한 전 총리 사건 판결에서 박 전 장관이 내란에 가담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바 있습니다. 박 전 장관의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33부는 지난 21일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들로부터 서명을 받고자 최초로 제안한 인물이라고 적시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통상적인 국무회의의 경우에는 참석한 국무위원을 전자 방식으로 확인해 국무회의록에 기재하고, 국무위원이 수기로 서명하는 절차는 마련돼 있지 않다”며 “결국 박성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논의에 따라 한덕수가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한 '서명'은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의미의 서명이 아니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 절차상 요구되는 국무위원 부서(副署)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날 삼청동 대통령 안가 회동과 관련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도 이날 같이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 전 법제처장도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의 변호인단은 “(안가 회동에 관해 국회증언감정법을 위반한 혐의는) 내란특검법상 특검의 수사범위가 아니다. 피고인은 계엄 선포 과정에 관여한 바 없다”며 “공소기각이 마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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