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이재현…CJ 양대산맥 제당·통운 수장 교체
중장기 전략 새 판짜기에 적격인 수장 위주의 인사 단행
작년 통운 최대 실적 이끈 강신호…제당에 부회장 승진과 함께 컴백
2020년 이후 최소폭 임원 승진…젊은 피는 대거 발탁
2024-02-16 14:49:57 2024-02-16 17:52:47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CJ그룹이 해를 넘긴 끝에 주요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재현 회장이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에 CEO 교체 카드라는 강수를 꺼내든 것인데요. 다만 교체설까지 제기됐던 CJ ENM과 CJ CGV를 비롯, 나머지 계열사들의 수장 자리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는 CJ 양대산맥인 제일제당과 대한통운의 수장 교체를 통한 경영 쇄신과 함께 그룹의 안정적 운영에도 중점을 둔 인사로 풀이됩니다.
 
CJ그룹은 16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임원(경영리더)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컴백…CJ대한통운 수장에는 신영수 올라
 
먼저 CJ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CEO 교체에 방점을 뒀습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신임 대표이사에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내정됨과 동시에 부회장으로도 승진했는데요. CJ그룹에서 공채 출신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 (사진=CJ그룹)
 
강 대표는 지난 1988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CJ그룹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두루 역임했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 1년여간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바 있는데요. 이번 인사로 강 대표는 4년여 만에 CJ제일제당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강 대표의 선임에는 과거 CJ제일제당 대표 역임 경력은 물론 2021년부터 보여준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서의 실적 개선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강 대표는 주요 사업 부문의 구조를 혁신하고 조직 문화를 체질부터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사상 최대인 연결 기준 영업이익 4802억원을 달성하는 등 재임 기간 중 대한통운 실적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장고 끝에 이 같이 뛰어난 성과를 거둔 강 대표를 CJ제일제당의 구원투수로 최종 낙점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바이오 사업 부문 부진 등 영향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19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5.4% 감소하며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CJ대한통운 강 대표 후임으로는 신영수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오르게 됐습니다. 신 대표는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 역시 신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입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 (사진=CJ그룹)
  
주요 계열사 수장 대부분 유임…80·90세대 대거 발탁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CJ프레시웨이 정성필 대표,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 CJ푸드빌 김찬호 대표는 모두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울러 저조한 실적 및 업황 침체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던 구창근 CJ ENM 대표와 허민회 CJ CGV 대표 역시 유임됐습니다.
 
구 대표는 지난 2022년 10월 취임해 성과를 보여줄 기간이 짧았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CJ CGV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또 글로벌 식품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도 승진 소식은 없었습니다.
 
한편 CJ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신임 경영리더에는 19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1월 이재현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성과를 격려한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에서 각각 6명, 4명이 나왔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도 '하고잡이' 젊은 인재들을 리더로 과감하게 발탁했다는 것이 CJ그룹 측 설명입니다.
 
CJ그룹 관계자는 "1980년대생 6명, 1990년대생 1명을 포함해, 나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CJ그룹의 철학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지난 2020년 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습니다.
 
(CI=CJ그룹)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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