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호에 텍사스 가스발전 유력…원전업계 수혜 기대
설비용량 6.3GW 초대형 프로젝트
가스터빈·스팀터빈 등 주기기 공급
2026-07-29 14:21:43 2026-07-29 15:19:40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미국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국내 원전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발전 주기기 제작 능력이 새로운 수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메이프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미 상무부와 텍사스주 엔시날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사업비는 198억달러(약 29조원), 설비용량은 약 6.3GW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가스터빈 단순발전 약 1.3GW와 가스복합발전 5GW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오는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업운전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검토하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됩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근에 조성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장기간 공급하는 구조로,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처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당초 대미 투자 1호 후보로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검토됐지만, 가스복합화력발전은 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이 당장 필요로 하는 대규모 전력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과 시급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미 투자위원회에 사업 추진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 미국 측 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최종 확정됩니다. 정부가 전체 사업비를 직접 부담하기보다는 대미투자펀드가 프로젝트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고 미 정부와 민간 투자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이에 따라 국내 원전업계의 수혜가 예상됩니다. 가스복합발전은 천연가스를 연소해 가스터빈으로 1차 전력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로 증기를 만들어 스팀터빈을 추가로 가동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발전기 등 대규모 발전 주기기가 필요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스팀터빈.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기업 최초로 대형 가스터빈을 미국에 수출한 데 이어 스팀터빈까지 북미 시장에 공급하는 등 데이터센터용 발전 주기기를 잇달아 수주하며 현지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380MW급 대형 가스터빈 2기를 미국에 처음으로 수출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3기를 추가로 수주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현지 기업과 가스터빈 7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 공급 물량을 총 12기로 늘렸습니다. 또 같은 달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370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 각각 2기도 수주하며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 스팀터빈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주기기 공급에 성공하면 장기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스터빈은 설치 이후에도 부품 교체와 정기 점검, 성능 개선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가스터빈 공급계약과 함께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 계약까지 확보할 경우 수주 이후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거둘 수 있습니다.
 
발전소 설계·조달·시공 분야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건설업계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사업 규모가 6GW를 넘는 만큼 발전단지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건설하거나 국내외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대미 투자 프로젝트인 만큼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며 “실제 참여가 성사될 경우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등 발전 주기기 공급부터 발전소 설계·조달·시공까지 수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