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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잇단 기습 출점.."상생에 역행"
2010-10-19 17:55:15 2010-10-21 07:54:13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SSM) 1위 롯데슈퍼의 잇단 기습개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생'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롯데슈퍼는 지난 11일 대학로점을 기습 오픈했다. 롯데슈퍼는 대학로점 오픈 준비 기간 '피자가게 개점 예정'이라는 현수막을 외부에 개시해 인근 상인들을 속인 후 11일 새벽, 간판을 롯데슈퍼로 바꿔 달았다.
 
원래 피자가게가 있던 자리라 인근 상인들은 롯데슈퍼 개점을 예상하지 못했고, 롯데슈퍼 대학로점은 인근 상인들의 반발 속에서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롯데슈퍼의 기습 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31일, 인근 상인들 몰래 인수한 전주 송천동의 영세 슈퍼마켓을 롯데슈퍼로 기습 개점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경남 합천군에서 같은 방식으로 롯데슈퍼 합천점을 오픈했다.
 
지난 3월에는 송파구 가락동에 롯데슈퍼 가락점을, 8월에는 부산 좌동에 롯데슈퍼 좌동점을 기습 출점했다.
 
좌동점의 경우 개점 준비 기간 가림막을 치고 공사하는 방법으로 주변을 속였고 급하게 출점을 하는 바람에 개점 당일 임시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기습 출점 행렬 속에 롯데슈퍼의 매장수도 올 들어 크게 늘어 10월 현재 전국 점포수는 232개에 이른다. 롯데슈퍼는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에 올라 있다.
 
롯데슈퍼는 특히 사회적인 상생 분위기와 여론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만 42개 매장을 새로 열어 지역 상인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고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대학로점을 비롯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점포에 대해 ‘기습 출점’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장 상황을 알고 나면 ‘기습 출점’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슈퍼는 매출액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사회공헌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그 동안 꾸준히 상생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롯데슈퍼가 상생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진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롯데슈퍼의 기습 출점은 대기업이 최소한의 상도덕도 지키지 않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차적인 책임은 상생에 대한 의지가 없는 기업에게 있지만 더 큰 책임은 SSM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는 정치권에 있다”며 “법안 마련이 미뤄지고 있는 사이 법망을 피하기 위한 업체들의 방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만큼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정치권의 합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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