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초유의 사태…이완신 위기 대응 시험대

6개월간 매일 6시간 방송중단…홈쇼핑 초유 블랙아웃 사태과기정통부, 중단시점 등 고심…1000억대 매출 감소 우려

이완신(왼쪽) 롯데홈쇼핑 대표가 지난 5월 창립 21주년을 맞아 사내소통 강화 차원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간식을 전달하고 있다.(사진=롯데홈쇼핑)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롯데홈쇼핑이 6개월 동안 하루 6시간씩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새벽 시간대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과도한 송출수수료와 산업 성장 둔화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완신 대표가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하루 6시간 동안 방송금지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 측에 방송중단 시점 등을 결정해 조만간 통보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대법원 1부는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의 범죄를 고의로 누락한 롯데홈쇼핑이 과기정통부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 처분 취소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신 헌 전 대표의 범죄 행위를 고의로 빠트린 사건이 발단이 됐다. 2014년 신 전 대표는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롯데홈쇼핑이 이 사실을 서류에 누락하고도 재승인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다만 롯데홈쇼핑 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방송중단 시점과 그에 따른 피해 규모다. 

 

과기정통부는 롯데홈쇼핑의 방송중단 시점과 시행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시청자 혼란 등을 감안해서 유예기간을 두고 업무정지 처분을 내릴 전망이다. 중소 납품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대응방안 마련을 회사 측에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의 처분이 현실화하면 롯데홈쇼핑은 향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한 송출수수료에 수익성 악화를 겪는 와중에 방송중단이라는 악재가 추가된 것이다. 롯데홈쇼핑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업계에서는 업무정지 시간대 중 오전 6시부터 8시까지는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층이 매출에 상당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이 6개월간의 방송정지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을 것이란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 방송은 재방송 상품이 송출되기에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 않겠지만 재고를 소진하거나 중소 납품사의 판매 기회를 확대하기 좋은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니 이번 사태 대응은 이완신 대표의 리더십 시험대이기도 하다. 2017년 선임된 후 조직 재정비에 집중했던 그는 2015년, 2018년 두 차례 3년 기한의 조건부 재승인을 받다가 지난해는 5년짜리 재승인을 따내며 안정적인 영업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홈쇼핑 사상 초유의 방송중단 사태를 맞으면서 이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여기에 대외적인 이미지 타격과 고객 이탈에 따른 협력사 피해도 우려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방송중단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이번 사태가 협력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향후 중소협력사의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