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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첫 국감에 호된 신고식
'과방위 불출석' 사과 요구부터 '성실 답변' 질책까지
2022-10-04 16:57:48 2022-10-04 17:11:4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호된 국정감사 신고식을 치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 불출석에 대한 사과부터 성의있는 답변 요구에 이르기까지 이 장관은 국감 내내 여야 의원들의 질책에 직면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진행된 '20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국회가 아닌 낯선 환경에서 열린 탓인지 참고자료가 제대로 배부되지 않아 피감기관인 과기정통부와 이 장관에 불만이 집중됐다. 이 장관은 "파일 찾기가 어려워 의원님들을 불편하게 해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서는 지난 8월 이 장관이 과방위 전체회의에 3차례 불출석했던 것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장관의 불출석으로 작년도 과기정통부 결산안은 상정조차 못했다"며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고 국회의 견제, 감시 권한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보기에는 산적한 민생은 뒷전이고 권력의 눈치만 보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과기정통부 장관이 될지, 국민의힘의 장관이 될지 명확히해달라"고 꼬집었다.
 
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과방위가 초장부터 원만하게 운영되지 못했다"며 "그 책임은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모두에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계속되는 파행을 보면서 원내대표로 정부에 요청을 했다.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임위는 출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책임은 내가 질테니 장관에는 더 이상 뭐라 안했으면 좋겠다"고 논란을 마무리지으려 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계속됐다. 
 
결국 이 장관은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지만 "성의가 없다"는 질책에 또 한 번 맞닥뜨렸다. 
 
주질의가 시작되고 여당은 전 정부의 성과에 대한 질의에 집중했다. 권성동 의원 등이 '과기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따른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론하며 적정한 감사였는지 과기정통부가 자체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정부의 과기정통부 역점 사업이었던 '디지털 뉴딜'에 대해서도 전형적인 '성과부풀리기' 였다며 혈세가 낭비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야당은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공공 와이파이 예산 삭감 등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방향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특히 CSAP과 관련해서는 "특정 해외 사업자를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졌다. 
 
이 같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이 장관은 "확인해보겠다", "검토해보겠다", "잘 살펴보겠다" 정도의 짧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최근 ICT 업계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망사용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도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해외의 상황도 파악해야 한다"며 "그런 부분들을 많이 고민하겠다"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국감 잘 받는 법 과외를 받고 왔냐"며 "잘 모르면 모른다, 파악이 안된 부분은 죄송하다 정확히 말을 하라"고 호통을 쳤다. 그는 "모를듯말듯 알쏭달쏭하게 말하면 국감을 하는 의미가 별로 없다"며 "소신을 갖고 예스, 노를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일반 국민이 보기에는 장관이 소신이 없어보일 수 있다"며 "의원들의 주장이 과기정통부 정책과 맞지 않는다면 있는 그대로 소신껏 이야기하라"고 동조했다. 이어 "자신감을 갖고 얘기하고 설득할 일이 있으면 토론을 하라"며 "반대되는 답변을 하면 어찌되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 장관은 "대체로 의원들이 질의가 그러한 답변을 요구해 그랬다"며 "함부로 말하기 조심스러웠던 부분도 있어 그랬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해명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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