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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대유행 본격화)BA.5·켄타우로스·원숭이 두창까지…피서철 '변이 포비아'
신규 확진자, 약 3개월 만에 10만명대 안팎으로 올라서
BA 5 우세화, 켄타우로스 동시 발현…빠른 감염 전파력
정부 "8월 중순 정점 찍을 것…거리두기 필요하지 않아"
여름 휴가철 본격화…"집단감염 차단 노력 필요"
2022-08-01 04:00:00 2022-08-01 04: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만명대를 오르내리며 '6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번 대유행은 신규 변이인 'BA.5'가 우세화하고 'B.2.75(일명 켄타우로스)'까지 동시에 나타나며 빠른 확진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의 정점을 다음 달 중순으로 잡고 일일 20만명 내외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별다른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번 재유행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 빗장 없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면 방역 경각심이 낮아지고 전국적으로도 이동량도 대폭 증가해 정부의 관측을 벗어난 확진자 폭증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10만명 안팎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5일 3만5866명, 26일 9만9272명, 27일 10만285명, 28일 8만8384명, 29일 8만5320명이었으며 이중 27일은 98일 만에 10만명대를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두 달여 만에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29일 위중증 환자 수는 234명으로 전날(196명)보다 38명 증가하며 지난 5월 26일(243명) 이후 가장 많았다. 또 28일 사망자 수는 35명으로 5월 28일(36일)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금 거세지는 것은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이는 'BA.1(오미크론 변이)', 'BA.2(스텔스 오미크론 변이)'를 거쳐 최근 BA.5, 켄타우로스 등 갈수록 전파력이 막강한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봄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 이후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빠르게 느슨해진 점도 확진자 폭증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내 취식 허용,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 등의 실시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의 이동량 회복으로 보다 변이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지적이다.
 
일단 정부는 거리두기 없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9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당초 예상보다 켄타우로스 변이 영향이 크지 않고 최근 증가세도 다소 둔화돼 20만명 수준의 정점이 예상보다 조기에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독감의 치명률은 0.03%인데,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현재의 코로나19 치명률 0.06%를 독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부가 추구하는 멈춤 없는 일상, 멈춤 없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확진자 폭증세를 막기 위해 병원 등 고위험 시설의 출입 명부나 발열 체크 등 어느 정도의 방역 제한 조치는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휴가철을 앞두고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 속도가 정부 예상보다 빠르고 새 변이 검출률도 늘고 있다"며 "질병청의 이야기와 달리 거리두기가 유행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경제에 끼치는 부작용이 심하니 마지막 카드로 유보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 이전에 백신 접종이 미칠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설명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치료제 처방이 필수"라며 "특히 휴가철을 앞두고 다수가 모이는 행사 등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코로나에 원숭이두창 영향권까지 놓은 국면에 정부가 자율 방역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 플랜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름 휴가철은 이동량이 워낙 많은 시기로 이로 인해 확진세가 얼마나 증가할 지 알기 어렵다. 게다가 확진자 수에 대한 관측치도 주요 기관마다 다소 다르다. 정부가 휴가철이 끝날 때까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보다는 국민들에게 방역 시그널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만명대를 오르내리며 '6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모인 피서객들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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