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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 맞은 롯데관광개발, 공매도·CB 부담 속 코로나 재확산까지
1조7000억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 투자에 재무구조 악화
해외전환사채 발행에 공매도 1위…CB 최저 리픽싱에 오버행 우려도
롯데관광 "2분기 제주 드림타워 최대 실적…3분기 턴어라운드 기대"
2022-07-19 06:00:00 2022-07-19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거리두기 없는 휴가 시즌을 맞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을 높이던 롯데관광개발(032350)이 겹악재로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지난해 진행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잠잠해지던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투심도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공매도 잔고는 652억원으로 시가총액의 8.1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국내증시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2019년 1차례의 해외전환사채와 지난해 4차례의 CB를 발행, 총 245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2020년 개장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사업비로 활용했는데, 이는 기존 여행알선업에 집중된 기존 포트폴리오를 호텔·리테일로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개장 직후 코로나19가 발생하며 여행수요가 끊겼고, 롯데관광개발의 피해도 커졌다. 지난 2020년 577억원 수준이던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부문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12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같은기간 카지노부문 역시 영업손실이 56억원에서 10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9년부터 1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한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영업손실을 1313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당초 사업비만 1조7000억원에 달했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롯데관광개발의 재무구조를 급격히 악화시켰으며, 롯데관광개발의 공매도 잔고를 높이는 원인이 됐다.
 
롯데관광개발은 2017년 4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시작으로 유상증자(2158억원), 해외전환사채발행(710억원), 브릿지대출(2000억원), 담보대출(7000억원), CB 발행(1742억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에 2019년 89.7%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2020년 430%로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철도공사와의 용산개발사업 소송 패소로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부채비율이 2300%까지 뛰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공매도 잔고 역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자금 조달의 영향이 크다. 앞서 해외전환사채 710억원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골드만삭스 등 CB 인수인들은 동화투자개발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주식 460만주를 빌리는 조건의 대차거래 중개가 이뤄졌다. 당시 해당 CB는 전환가액이 1만3500원이었는데, 골드만삭스 등은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떨어질 경우에 대비 이 중 430만주를 곧바로 공매도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지난 2019년 해외 CB발행 시 430만주 가량을 이미 공매도를 했다”며 “공매도 잔고 중 이를 제외할 경우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부채가 늘면서 2020년 2261억원이던 자기자본은 2021년 52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롯데관광개발의 평가손실이 131억원만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부분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는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이다.
 
최근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자산재평가를 진행하면서 자본잠식 위기를 넘겼다. 해당 토지의 장부가를 기존 1047억원에서 5680억원으로 늘리면서 차액 4633억원 중 3259억원이 자본총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자본잠식 위기는 넘겼지만, 주가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주가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존에 발행한 CB들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발행한 각각 209억원, 700억원 규모의 CB의 전환가액을 모두 최저치까지 낮췄다. 리픽싱에 따른 전환가액은 각각 1만3250원, 1만2762원으로 주식전환가능 수량은 총 706만2391주다. 이는 발행주식총수의 9.7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현재 미상환 CB들이 모두 최저전환가로 리픽싱 될 경우 발행가능한 신주 수량은 총 1015만3312주로 발행주식총수의 14.04%에 해당한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해외 CB발행시 진행된 공매도는 주식전환에 따라 추가로 또 나오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향후 주식으로 전환 시 해외 CB발행사에서 롯데관광개발에 주식을 받아 공매도 물량을 상환하는 구조로, 시장에 나올 물량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지난 2분기 호텔과 카지노, 리테일 등 3개 부문에 걸쳐 총 5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3분기에는 리오프닝의 최대 수혜주로서 확실한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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