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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치매 정복②)진단부터 치료제까지 개발 속도
뇌내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량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치료제 개발도 순항…전 세계 143개 후보물질 임상
2022-05-31 07:00:00 2022-06-01 12:44:39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치매 정복이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돼 사용 중인 데다 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국내 허가 제품은 퓨처켐 '알자뷰', GE헬스케어 '비자밀', 일라이 릴리 '아미비드'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착 여부를 통해 질병 여부를 진단한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서 주로 발견되는 단백질 중 하나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세포에 붙기 시작하면 뇌 크기가 작아지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는 가설도 생겨났다.
 
알츠하이머 진단 제품에선 베타 아밀로이드가 주요 인자에 해당하지만, 치료제 영역에선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세계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된 '아두헬름'이 대표적인 예다.
 
아두헬름은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의약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시험 3상에서 나타난 낮은 효능에도 시판 후 임상 4상을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다. 반면 유럽에선 개발사인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허가 신청 자진 취하를 결정했다.
 
아두헬름의 사용처 확대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각국에서 치료제 개발은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총 143개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이 발굴돼 17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사진=아리바이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기준 총 143개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이 발굴돼 172건의 임상이 시행됐다.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임상 3상 단계의 후보물질은 31개로 집계됐다.
 
이들 후보물질은 아두헬름이 베타 아밀로이드 단일 표적 치료제로 개발된 것과 다르게 원인조절치료제, 증상조절제, 인지증진약물 등 여러 종류의 타깃을 갖고 있다.
 
국내에선 젬백스(082270), 아리바이오 등이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잼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펩타이드의약품 'GV1001' 임상 3상을 승인받았으며, 아리바이오는 'AR1001'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차바이오텍(085660)은 줄기세포 치료제 기반의 알츠하이머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바이오 항체 치매 신약으로 노선을 정했다. 
 
업계에선 진단 제품의 상용화에 치료제 개발까지 이어지면서 근원적 알츠하이머 치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두헬름의 유럽 허가는 좌초됐지만 세계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국내외에서 경쟁 약물들도 개발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옵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알츠하이머의 증상을 완화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명확한 질병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치료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과거에는 치매에 걸리면 치료 자체가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다"라면서도 "이미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돼 사용 중이고, 여러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어 치매 정복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관건은 치료제 개발 속도"라며 "치료제 임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알츠하이머 진단부터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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