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불붙은 '쌍용차 인수전'…쌍방울 vs 금호HT, 자금조달 능력은 '글쎄'
쌍방울·광림·유앤아이 등 관련주 급등
"추가 재무적투자자 못구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워"
2022-04-07 06:00:00 2022-04-07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우연수 기자] '쌍용차 인수'가 국내 증시에서 상한가 보증수표가 되고 있지만 투자업계에선 이들의 인수 능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수 참여자들의 실질적인 재무상태를 고려했을 때 인수 완료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쌍용차 인수 꼬리표만 달리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수적이라고 당부한다.
 
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광림, 쌍방울, 아이오케이, 나노스 등 쌍방울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약 3300억원이다. 특장차 제조기업 광림을 중심으로 한 쌍방울 그룹은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선포했다. 지난 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에 "쌍용차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쌍방울 그룹은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지만, 비교적 규모가 큰 계열사인 나노스와 아이오케이 등은 지난해 기준 순손실을 내는 상황이다. 광림과 나노스, 아이오케이, 쌍방울 등의 현금성 자산 및 단기 금융자산을 포함해도 인수대금을 간신히 맞추는 정도다.
 
광림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별도 기준 411억원이며 아이오케이와 나노스가 각각 534억원과 395억원, 쌍방울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2006억원 수준이다. 소위 '영끌'해야 예정 인수대금 3000억원 가량을 모을 수 있지만, 현금성 자산을 모두 M&A에 쓸 순 없는 만큼 외부 자금 조달도 불가피하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와 합의한 최종 인수금액은 3049억원. 하지만 이 금액을 바탕으로 마련한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쌍용차 기업 정상화를 위한 자금으로 최소 1조원, 많게는 3조원까지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쌍용차는 작년 영업손실 2612억원, 2020년 4493억원, 2019년 2819년 등 수년간 적자가 누적된 상황이다. 이에 기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야 쌍용차 채권단 측을 설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쌍방울 관계자는 “아직 회사 내부적 추가 자금 조달의 필요성 등과 관련한 논의 중으로,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는데로 공식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사실상 인수전에 빠졌던 에디슨모터스 측도 다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M&A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금호에이치티에 컨소시엄 참여 제안서를 보내 새로운 재무적투자자를 구하고 있다. 
 
쌍방울 그룹이 쌍용차 이슈를 가져가던 차에 제동을 걸어온 건 사실상 자금을 제때 마련하기 못해 인수전에서 제외됐던 에디슨모터스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새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쌍용차 인수 새판짜기에 돌입한 것이다. 우선 에디슨EV는 법원의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해 대법원 특별 항고를 제기했으며, 금호에이치티에 컨소시엄 참여 제안서를 보내는 등 재로운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고 있다. 금호에이치도 에디슨모터스가 소송에서 법원의 인용을 받으면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금호에이치티의 재무 상태 역시 쌍방울 그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금호에이치티의 작년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747억원에 불과하며, 매출액은 1973억원, 영업손실은 58억원이다. 지난 2020년에도 45억원 영업손실을 내 2년 간 약 103억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전 재참여 의사에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한 유앤아이의 재무 상태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135억원이며, 지난해 6641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0년엔 76억원, 2019년엔 10억원의 적자를 내 수년간 적자가 누적된 상태다. 지난달 11일 에디슨EV는 제3자 배정을 통해 유앤아이 주식 280만주를 취득하고 최대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에디슨이노'로 상호를 변경하는 안을 가결해, 에디슨모터스를 주축으로 하는 에디슨 그룹의 일원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한편 쌍용차 인수전을 둘러싸고 관련주들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쌍방울 그룹이 쌍용차 인수 소식을 밝힌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쌍방울과 광림의 주가는 각각 63.15%, 57.69% 급등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힌 직후인 5일, 금호에이치티와 유앤아이는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쌍방울 그룹 역시 별도의 재무적투자자를 구하지 않는 이상 에디슨모터스와 마찬가지로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지속될 수 있다”며 “쌍용차 인수 소식으로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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