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지방③)진학·취업 때문에 '청년 귀향' 엄두 못 내
20대 대학·일자리 찾는 수도권 인구 유입 두드러져
주요 기업 70% 수도권 집중…업종 다양성도 압도적
내년 지역균형 예산, 도로건설 등 SOC 20% 투자
청년 일자리 예산은 0.5% 불과…청년 유출 막기엔 '역부족'
입력 : 2021-09-13 06:02:00 수정 : 2021-09-13 06:02: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 A씨는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나 스무살에 대학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고향에서는 관심 있던 분야의 직업을 구할 수도 없었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마저 숫자가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다. A씨는 20대 후반에 직업을 잡아 수도권으로 이사했지만 저임금으로 충당하기엔 월세와 생활비가 빠듯하다. 그래도 고향에 돌아갈 생각은 하지 못한다. A씨는 "일자리 때문에 젊은 시절에는 다시 고향에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처럼 대학 진학과 일자리 문제를 이유로 청년층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 특히 20대의 수도권 순유입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정부가 편성한 예산이 지방의 청년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는 지방소멸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년 지역균형 예산을 올해 2배 수준인 52조원을 투입하지만 도로·교통 등의 인프라 확충에만 집중돼 있고, 청년 일자리 등 지원에 쓰이는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12일 통계청의 '2020년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전 연령대 중 취업적령기인 25-29세(101만4000건)에서 시·도간 이동이 가장 많았다.
 
대학 진학 연령인 20-24세에서도 이동(24만8000건)이 활발했다. 서울(1만7000건), 경기(1만9000건)으로 순유입이 많았다. 또 취업이 활발한 25-29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서울(1만7000건), 경기(2만건)로 인구가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대학,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자산총액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회사 2278개의 소재지는 서울 1179개(51.8%), 경기 418개(18.3%), 인천 64개(2.8%)로 70%가 넘는 회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업종으로 살펴봐도 전국 총 18개 산업 중 수도권에는 13~17개가 분포돼 있는 반면, 지방은 10개 미만의 산업만 분포해 있는 경우도 많았다. 양질의 일자리는 물론 업종의 다양성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균형 발전을 시도하는 데 있어 청년 일자리보다는 도로 구축 등 사회간접자본(SOC) 조성에 비중을 두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예산안'을 보면 '지역 균형 발전과 혁신 지원' 예산(52조6000억원) 중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예산은 2조7000억원(5.1%) 정도다. 이 중 청년일자리 관련 예산은 2396억원(0.5%)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인프라 관련 예산은 12조1000억원(23%)에 달한다. 예산 중 8000억원은 철도, 도로 등 18개 SOC 사업에, 10조8000억원(20.5%) 규모는 횡단보도조명설치, 도로환경개선 등 생활 SOC 사업에 쓰인다.
 
이같이 편중된 예산 편성만 봐도 지방의 젊은 인구가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지는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SOC 인프라 투자가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지표다 보니 지역소멸에 특별한 효과가 없어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수십년 동안 많이 늘려봤지만 그 효과는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다"며 "인프라는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 요즘같이 선거철이 가까워졌을 때는 정부가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가곤 한다"고 설명했다.
 
12일 통계청 2020년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전 연령대 중 취업적령기인 25-29세(101만4000건)에 시도 간 이동이 가장 많았다. 사진은 서울 한 대학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청년들.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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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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