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CEO 만나 은성수 "영혼없는 설명, 금소법 취지 아냐"
금투업권 CEO에 제도 조기 안착 촉구…"금소법, 불필요한 비용 예방하는 투자"
2021-04-05 14:59:59 2021-04-05 16:38:0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조기안착에 협조를 당부했다. 사모펀드를 비롯한 모든 금융투자 상품에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이 도입되는 등 방대하고 깐깐해진 규제 탓에 불거진 영업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 등 ‘금융투자업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금소법으로 인한 변화가 비용이 아니라 장래 분쟁, 제재 등 불필요한 비용을 예방하는 투자라고 생각하고, 고객과의 접점에서 최선을 다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5일 시행된 금소법은 파생결합펀드(DLF)·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불거진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의 불공정영업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중도 환매가 불가능했던 사모펀드 등에도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과 같은 투자자 보호 권리가 도입된 데다 세부 지침이 완비되지 않아 영업 일선 현장에서 혼선을 빚었다. 특히 제재에 대한 불안감으로 설명서를 빠짐없이 읽고 모든 절차를 녹취하면서 판매시간이 늘어나 ‘영혼 없는 설명’,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금소법상 판매행위 규제는 현행 자본시장법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제재수준이 강화돼 현장의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행 초기 소비자 혼란에 대해 유감의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금융투자 상품은 예금·대출·보험 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투자손실의 위험이 큰 특성이 있다”며 “투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적용되면서도 분쟁이 많아 소비자 보호가 특히 중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금융회사와 소비자간 정보격차를 최소화해고 복잡한 상품을 취급하는 금투업권에서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은 위원장은 특히 “충분한 설명과 이해 없이 시간에 쫓겨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소비자 선택권을 사실상 사장시키는 것”이라면서 “향후 분쟁에 대한 부담으로 모든 사항을 기계적으로 설명하고 녹취하는 책임 회피성 행태 또한 금소법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핵심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절차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증권사가 법규 준수에 어려움이 없도록 금소법 일부 사항에 대해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하고 있으며, 6개월 계도기간 안으로 시스템 정비와 현장의 세부준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은 위원장은 이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시행되는 고난도 상품 규제 강화와 금융투자업자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정보교류 차단규제(차이니즈 월) 개편 등 현안도 논의했다.
 
은 위원장은 “오는 5월부터 고난도 상품 규제를 강화하고, 차이니즈월 관련 개정법률도 시행된다”면서 “금융투자협회가 당국과 소통채널 만들어 개정내용 등을 신속하게 공유·확산했으면 하고, 필요하다면 금융위 직원들도 달려가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업권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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