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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31일 11: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미국 사모대출 부도율이 집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환매 제한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투자자에게 위험이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이 판매한 재간접 상품도 자산의 95%가 해외 원본펀드에 묶여 있어, 현지 운용사가 환매를 제한하거나 부실이 발생해도 국내 금융사가 직접 대응하기 어렵다. 운용 통제권은 해외에 있지만 투자자에 대한 설명과 판매 책임은 국내에 남는 구조다. 금융당국 점검에서 환매 제한과 가치평가 불확실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불완전판매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증권 본사 (사진=삼성증권)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피치가 집계하는 미국 사모대출 부도율(PCDR)은 지난 5월 말 최근 12개월 기준 6.0%를 기록했다. 지난 3월 5.7%에서 4월 6.0%로 올라선 뒤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동월 4.6%와 비교하면 1년 새 1.4%포인트 높아졌다. PCDR는 피치가 비공개로 모니터링하거나 신용모형으로 평가하는 약 1200개 미국 사모대출 차주를 대상으로 산출한 지표다.
사모대출 부도율 상승은 환매 압력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발표한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일부 사모대출 투자기구가 차주 부도와 기초자산 건전성 우려로 환매 요청 증가를 겪었고, 다수 운용사가 환매 한도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블랙스톤의 비상장 사모대출펀드 BCRED도 올해 2분기 발행주식의 10%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받았지만 예정된 한도인 5%만 매입했다. 투자자들이 신청한 물량의 절반가량만 현금화된 셈이다.
해외펀드에 자산 95%…운용 개입은 제한적
국내에서 해외 사모대출을 재간접 형태로 판매한 사례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블랙스톤BCRED-O일반사모투자신탁'이 꼽힌다. 해당 상품은 국내 투자자가 BCRED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투자자는 삼성증권을 통해 국내 일반 사모펀드 수익증권에 가입하고, 삼성자산운용은 모인 자금을 블랙스톤의 역외펀드인 'Blackstone Private Credit Fund iCapital Offshore'에 투자한다.
해외 사모 대출펀드에 대한 투자가 가능한 이유는 국내 일반 사모펀드라는 포장지를 한 겹 더 씌웠기 때문이다. 역외펀드도 금융위원회 등록과 국내 판매요건을 갖추면 국내 금융회사를 통해 직접 판매할 수 있다.
등록되지 않은 해외 사모 대출펀드를 국내 개인에게 곧바로 판매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국내 운용사가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일반 사모펀드를 별도로 만들고, 증권사가 PB 창구에서 가입요건을 충족한 고액 개인에게 국내 펀드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것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는 국내 운용사의 펀드에 가입하지만 실제 성과와 손실, 환매 가능성은 해외 운용사의 차주 선정과 가치평가, 환매 정책에 좌우된다. 국내 운용사와 판매사가 최종 대출채권의 편입이나 부실 대응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어떤 기업에 사모대출을 할지, 부실 징후가 있는지를 심사하고 장부상 가치(NAV)를 평가하는 권한은 100% 현지 운용사에 있다"며 "국내 운용사는 해외펀드가 환매를 제한하더라도 국내 펀드가 보유한 현금으로 일시 대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환매 위험 설명했나…판매책임은 국내에
문제는 해외 원본펀드의 환매 제한이 국내 투자자에게 그대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펀드는 보유 현금으로 소규모 환매에 대응할 수 있지만, 자산 대부분이 역외펀드에 묶여 있어 해외펀드의 환매 제한이 장기화되거나 국내 환매 청구가 현금성 자산을 넘어서면 자금 지급을 이어가기 어렵다. 국내 운용사도 펀드 규약과 유동성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나 비례 지급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국내 운용사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 운용사 역시 투자자의 위험 감수 능력과 상품 적합성을 확인하고, 환매 제한과 가치평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사모대출과 관련한 내용을 통제할 권한은 해외 운용사에 있지만, 국내 투자자에 대한 설명과 판매 책임은 국내에 남는 비대칭 구조인 셈이다.
금융감독원도 이 같은 구조를 문제로 지목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증권사 간담회에서 ▲정보 불투명성과 ▲위험 과소평가 ▲국내 금융사의 통제력 한계를 3대 위험으로 제시했다. 특히 재간접 구조에서는 국내 금융회사가 대출채권 선별이나 위기 대응에 개입하기 어렵고, 환매 대응에도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금융당국은 일부 판매설명서에서 투자자가 위험을 오인할 수 있는 요소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 배당이나 높은 수익률, 낮은 가격 변동성이 앞세워진 반면 환매 제한과 비시장성 자산의 평가 불확실성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판매사에 설명서 자체 점검과 투자자 재설명을 요구하고 관련 가이드라인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감원이 국내 금융사들 자료를 들여다보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상품 자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용은 많지 않다"며 "손실 내용보다 판매 과정에서 안정적인 이자수익만 강조하고 환매 사태가 국내 펀드로 전이될 수 있다는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에 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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