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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메슈티컬' 시장 뛰어든 한섬…제약업계와 정면 승부
'클린젠' 지분 인수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론칭 예정
전문성 앞세운 제약·바이오 기업 '승승장구'…차별화 전략 지켜봐야
2021-02-15 17:23:26 2021-02-16 14:03:34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전문기업 한섬의 '더한섬하우스' 팝업스토어.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패션 명가 한섬이 올해 프리미엄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한다. 한섬이 뛰어드는 코스메슈티컬 분야는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중이지만 이미 다수의 제약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한섬은 화장품 분야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나, 전문성을 앞세워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차지한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기업 한섬(020000)은 신사업으로 화장품 브랜드 론칭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5월 기능성 화장품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현 한섬라이프앤) 지분 51%를 취득하며 화장품 사업 진출을 알렸다. 신약개발 전문기업 '프로젠'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클린피부과'가 공동 설립한 클린젠은 미백과 주름, 탄력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에 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으로, 더마코스메틱으로도 불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시장 내에서도 코스메슈티컬 분야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2015년 이후 급격히 성장해 2014년 약 35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81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도 작년 기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화장품 시장 내 비중은 3.8% 수준이나 매년 1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섬은 클린젠과의 협업으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한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에서 화장품 사업에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해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섬은 프로젠이 보유한 약학 물질 'Super EGF'의 특허 기술을 화장품 제조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EGF는 피부 재생 효과가 탁월한 단백질 물질로, 프로젠의 Super EGF는 EGF의 피부 흡수성을 높인 것을 말한다. 
 
한섬이 코스메슈티컬 분야의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화장품 업체보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진출이 더 활발하다.
 
휴젤(웰라쥬), 메디톡스(뉴라덤), 휴메딕스(엘라비에), 동국제약(센텔리안24) 등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를 론칭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2017년 기준) 제약기업(25%), 바이오기업(18%), 의료기관(16%), 의료기기 기업(3%) 등으로, 제약 및 바이오 기업 점유율이 화장품 기업(38%)을 넘어섰다. 
 
먼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섬과는 방식이 다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9년 말 프랑스 약국 화장품 브랜드 '가란시아'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단독 론칭하며 코스메슈티컬 라인업을 갖췄다. 
 
앞서 한섬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등 주요 백화점을 통해 판매하고 온라인 및 면세점으로 판매 채널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들이 온라인, 홈쇼핑 채널을 통해 시장 입지를 다진 상황에서, 한섬이 프리미엄 스킨케어 이미지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장품 브랜드가 다양해졌고 소비 방식이 백화점 매장 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프리미엄'을 앞세우기엔 백화점 화장품의 경쟁력이 다소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한섬의 경우 현대백화점 그룹을 통한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 등의 유통망이 확보된 만큼 브랜드 론칭 후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HCN이 화장품 원료 및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영위하는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인수한 만큼 화장품 사업 시너지도 예상된다. 
 
지난해 클린젠 지분인수 당시 한섬은 올해 초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한섬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론칭을 올해 6월, 혹은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프미리엄 스킨케어 브랜드에 최적화된 생산 방식과 패키지 디자인 전략 등을 최종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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