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신임 장관에 교정개혁을 기대한다
입력 : 2021-01-28 06:00:00 수정 : 2021-01-28 06:00:00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임명 될 예정이다. 역시 쟁점은 검찰개혁이다. 검찰조직 재편, 수사절차 개혁, 검찰개혁 마무리 등 신임 장관의 구상에 많은 이들이 관심기울이고 있다. 신임 장관 역시 검찰개혁에 대한 구상과 의지를 밝힐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검찰행정만 하는 부처가 아니다. 검찰행정 외에 국가법무행정을 담당한다. 국가법무행정에는 검찰사무, 교정사무, 인권옹호사무, 출입국관리사무가 포함된다. 질적 비약이 필요한 곳은 검찰사무만이 아니다. 나머지 부분도 개혁되어야 한다. 이중 가장 급하게 개혁해야 할 것은 교정행정이다.
 
서울동부구치소를 중심으로 수용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200명이 넘게 나왔다. 국가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엄청난 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인원이 2400여명이므로 2명 중 1명이 확진자가 되었다. 구치소는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곳이다. 수용시설과 환경은 법무부가 통제한다. 수용인들은 환경 선택의 자유가 없다. 그런 곳에서 대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법무부 책임임은 틀림없다. 법무부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 할 만하다. 
 
구치소나 교도소 등 교정시설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에서 멀리 떨어져 깊은 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해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과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같은 위치에 있다. 이처럼 교정시설과 수용인들은 일반 사회 근처에 있다. 이들은 하나의 공동체이면서 전체 공동체의 부분이다.
 
수용인들은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직원, 출소자, 가족, 수사, 재판 등을 통하여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질병이라는 측면에서도 같다. 바이러스에게는 담장은 장애가 되지 않는다. 출퇴근하는 직원, 출소자를 통하여 바이러스는 자유롭게 이동한다. 수용시설은 사회의 일부다. 사회와 직접 영향을 주고 받는다. 교정시설의 확진자 발생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사회에서 코로나19를 퇴치한다고 하더라도 교정시설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면 질병은 퇴치한 것이 아니다. 
 
재발을 방지하는 정책적 대안, 교정행정 개혁이 시급하다. 확진자 발생과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결과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교정행정 개혁 주장은 들리지 않는다. 인사청문회에서도 큰 쟁점이 아니다. 
 
여기에는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에 대한 무관심이 깔려있다. 교정행정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태도가 숨어 있다. 사실을 먼저 직시해야 한다. 세 가지 직시해야 할 사실을 말하고 싶다.
 
우선, 교정시설도 수용인도 우리 사회공동체의 일부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수사와 재판을 받고 형 집행이 끝나면 다시 사회에 복귀해야 할 사람들이다. 사형제가 사실상 폐지된 이상 수용인들의 사회복귀를 막을 방법도 없다. 복귀하지 않아도 가족과 친척을 통해 사회와 교류한다. 이들의 인권상태, 건강상태는 곧바로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더 중요한 점은 누구나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제까지 합법적이었던 학술활동, 경제활동, 정치활동이 수사와 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구속되었다가 무죄 석방된 사람도 많다. 수용인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는 바로 우리 자신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무조건 범죄자를 격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범죄가 더럽다고 생각해 범죄자를 눈앞에서 없애려고 한다. 격리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격리는 수용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제한되어야 한다. 좋은 형사정책은 범죄자를 무조건 격리하지 않는다. 일일평균수용인원은 2008년 4만6천여명, 2019년 5만4천여명이었다. 범죄건수는 2008년 218만건이었고 2019년 176만건이었다. 범죄는 줄었지만 수용자는 늘었다. 이것은 형사정책 문제다. 엄벌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작은 교정시설이 좋은 교정시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서울동부구치소 사태는 대규모 집단형 교정시설 때문에 생긴 비극이다. 국제적으로 교정시설은 50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인정된다. 수용자들을 교정할 수 있는 최대 숫자다. 대규모 집단형 교정시설은 사고에 취약하다. 사고에 취약하다보니 교정당국도 수용자의 교정보다는 사고방지에 급급해 한다. 교정을 거쳐 사회에 복귀하여 건전한 사회생활을 이어간다는 교정의 목적은 달성하기 어렵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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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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