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적자에 결국 '스마트폰 매각' 시사한 LG전자(종합)
매각설 부인하던 처음과 달리 "모든 가능성 검토" 태도 변화
사업 구조 개선 위해 애썼으나 무위…'LG 벨벳·윙', 반등 못 이끌어
입력 : 2021-01-20 17:17:24 수정 : 2021-01-20 17:17:2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적자 늪에 허덕이고 있는 LG전자(066570)가 결국 스마트폰 사업 매각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매각설이 처음 대두됐던 당시 "매각은 없다"는 태도와 달리 '모든 가능성'을 언급하는 미묘한 변화가 읽힌다. 결국 5년간 누적폭만 5조원에 달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스마트폰 적자에 두 손을 든 모양새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MC 사업본부 매각으로 인해 직원들을 대거 내보낼 것이라는 소문에 대한 대응 메시지다. 권 사장이 직접 고용 승계 문제를 언급한 만큼 최소한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MC사업본부의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전자는 이날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폭적인 사업 축소와 매각 카드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지난주 MC 사업본부를 완전히 정리한다는 설이 제기될 때만 해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소문으로만 비쳤던 MC사업본부 매각건이 이번에 구체화한 이유는 5년 넘게 부진한 실적이 여전히 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483억원 규모였던 적자 폭은 2016년 1조원대로 급증했고 2017년과 2018년 7000억원대, 2019년 1억원대로 불어났다. 지난해 적자 폭도 9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최근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실적에서도 MC 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4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2378억원)와 2분기(2065억원)보다는 손실 폭이 다소 줄었으나 확실한 반전을 일으킬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LG전자가 출시한 'LG 윙'. 사진/LG전자
 
그간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을 진행했다. 특히 스마트폰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가폰뿐 아니라 중가폰에서도 생산자개발생산(ODM) 방식을 확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ODM은 제조업체가 개발생산을 모두 담당하고 원청 업체의 이름을 넣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중저가폰 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 밀리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상·하반기 잇따라 내놓은 'LG 벨벳'과 'LG 윙'이 시장 공략에 실패한 것도 반등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더하겠다는 목표 아래 출시한 LG 윙은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숨어 있던 세컨드 스크린을 함께 사용하도록 고안했으나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업계는 그간 LG전자가 계속된 적자 늪 속에서 꾸준히 몸집을 줄여온 만큼 이러한 기조에 더해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8000명이 넘었던 MC 사업본부 임직원은 현재 3700명 수준으로 LG전자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최근 스마트폰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연계해 전자업계에서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매각을 택할 시 앞으로 LG전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 요소다. 당장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폰 등의 완성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당장 매각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전자업계의 여러 사업과 연계해 함께 발전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러한 현실을 생각할 때 당장 완전한 사업 재편을 꾀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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