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이 10여년 만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을 고도화 한다. R이나 파이썬과 같은 빅데이터 툴을 적용해 증권범죄로 의심되는 종목·매매 현황을 더 효과적으로 분석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은 금융위 예산 불허로 내년 사업에서 빠지게 됐다.
금감원은 29일 각 부서로부터 업무 디지털화와 관련한 의견을 청취하고,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할 13개 사업을 선정했다.
최종적으로 확정된 사업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 등 전반적인 검사 지원 시스템을 고도화 하는 방안이다. 2003년 처음으로 구축된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은 범죄 혐의 종목을 감시하고 매매자료를 분석해 위법행위를 잡아내는 시스템이다.
증권범죄는 나날이 지능화하고 있지만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은 2011년 업그레이된 뒤로 10년동안 발전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조사 시스템이 구축된지 10여년이 지나 많이 노후화 됐다"며 "노후화한 것들을 추려 재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단순히 노후화한 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성 제고에 방점을 뒀다. 빅데이터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검사·조사 시스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도 도입한다. 보통 클라우드 시스템은 외부에 대형 서버를 두지만, 금감원은 보안상 소규모로 서버 설비를 내부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검사·조사국 직원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관련 연수를 추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엑셀로 단순히 작업했다면 이제는 R이나 파이썬과 같은 빅데이터 툴을 활용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감원이 올해 도입하기로 한 AI 시스템 구축은 이번 예산 사업에서 제외됐다. 클라우드 시스템도 대규모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 소규모 시스템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위가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내년 예산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보류·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AI와 클라우드 등 전산설비의 대규모 구축은 최소 수백억원, 많게는 1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갑자기 대규모의 예산을 늘리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업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은 내년 중으로 정보화전략계획(ISP) 컨설팅을 받고, 내후년에 AI 시스템 도입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거액의 시설투자가 필요한 만큼 충분한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검사·조사 시스템에 도입될 AI 기술로는 IPA가 꼽힌다. 단순 반복적으로 자동화 되는 알고리즘 시스템에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시스템이 인간처럼 고차원적으로 판단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금융위는 내년 금감원 총 예산을 3659억5400만원으로 올해(3629억5700만원)보다 0.8%(29억9700만원)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