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을 적극 검토 중이다. 예보는 금융당국이 내린 손 회장의 '문책경고'가 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3일 "손 회장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결국 (회장·기관 중징계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법원의 결론이 가시화하면 소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DLF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며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우리은행에도 과태료 197억1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손 회장과 우리은행은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며, 과태료도 예상보다 많아 감경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손 회장의 책임이 인정되면 예보는 '경영진의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회사의 손실을 유발했다'는 근거로 손 회장에게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상법 제403조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현재 예보는 우리금융의 지분 17.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재판에 상당 사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주대표소송이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예보가 주주의 권익보호와 기업경영 투명성 확보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이 DLF 불완전판매 중심에 있는 상황에서도 위성백 예보 사장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이 실적 압박 등 내부통제 부실로 고객들에게 불완전판매를 저지른 건 뒤집을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행정소송 판결에서 과태료가 감액될 수 있어도 없어지진 않으므로 소송 승패와 상관 없이 우리은행의 금전적 손실은 확실하다"며 "예보는 법원판결을 핑계로 경영진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주주의 기본적 권리를 유보해선 안 된다"며 신속한 소 제기를 촉구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DLF 투자자 배상으로 순이익이 줄어들고 은행 평판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정황이 잇달아 나오면서 추가적인 금전적 손실과 고객 신뢰 훼손, 행정소송 등 법률리스크가 대두되는 실정이다. 정부가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를 통해 수조원의 공적자금 회수를 추진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다.
향후 예보가 주주대표소송에서 승소하게 된다면 손 회장은 배상금액을 우리금융에 지급해야 한다. 그 규모는 천문학적 금액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주들이 금융회사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는 1998년 제일은행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외환위기 당시 제일은행 경영진은 한보철강에 뇌물을 받고 부실여신을 제공해 논란이 됐고, 당시 이철수 은행장 등 4명의 이사들은 400억원을 제일은행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DLF 사태로 손태승 회장은 문책경고를, 우리은행은 과태료 부과와 투자자 배상을 해야 했다"며 "주주가치가 훼손됐는데 예보가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위 사장은 "현재까지 주주대표 소송을 검토한 적이 없으나향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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