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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없는 국산신약 31호, 제약업계 도전 잰걸음
대웅 펙수프라잔·한미 롤론티스 '유력'…유한 레이저티닙도 3상 계획 허가
2020-11-03 13:05:30 2020-11-03 13:05:3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좀처럼 소식없는 신규 국산신약 지위 획득을 위한 국내 제약업계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라는 대형 변수 등장에 다소 주춤했지만, 막바지 임상에 하나둘 돌입한 품목들이 '국산신약 31호' 타이틀을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은 새로운 국산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진행 또는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GC녹십자와 셀트리온 역시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한 다른 개념의 신약 개발에 한창이다. 
 
대웅제약(069620)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과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2종을 국산신약 후보로 보유하고 있다. 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P-CAB(칼슘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 펙수프라잔은 지난해 11월 국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현재 시장 독주체제를 굳히고 국산신약 30호 HK이노엔 '케이캡'이 유일한 경쟁자다.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대웅제약이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 당뇨병 신약이다. 국내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에서 기존 SGLT-2약물 대비 30% 이상의 혈당강하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 9월 식약처로부터 단독요법 및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3상을 동시에 승인받아 전국 30여개 대형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3년 국내 발매가 목표다. 
 
아직 허가까지 다소 시간이 남았지만 대웅제약은 앞선 임상을 통해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이나보글리프로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신속심사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돼 임상시험 마무리 뒤 허가받기까지의 기간을 단축(120일→90일)받을 수 있게 됐다.
 
유한양행(000100)한미약품(128940)은 대형 기술수출에 성공한 품목의 국내 허가에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으로부터 지난 2018년 11월 1조4000억원 규모로 항암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기술이전 받은 얀센은 지난 9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허가받았다. 피세포성장인자(EGFR) 돌연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이다. 
 
한미약품(128940) 역시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국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첫 바이오신약으로 지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됐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시판허가를 신청한 FDA 허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사지연으로 연기된 상태지만, 지난 5월 신청한 국내 허가는 실사를 마쳐 이르면 연내에도 가능한 상황이다. 
 
치료제 특성상 국산신약 31호에 이름을 올리긴 어렵지만 GC녹십자(006280)셀트리온(068270)은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배출에 도전 중이다. 각각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와 혈장치료제 'CT-P59'의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녹십자는 지난 8월 임상 2상을 승인 받은 뒤 9월말 첫 환자 투여를 실시했고, 같은달 셀트리온도 2·3상을 동시 승인 받으며 지난달 6일 첫 환자 등록에 성공했다. 양사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임상성과에 따라 긴급사용승인절차에 착수, 현장 투입 속도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이 매년 주기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지지 않는 만큼 2년의 공백이 반드시 국산신약 개발역량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며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무게를 두기 시작하면서 국내보다 글로벌 임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점 역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환자 모집 어려움 등 임상 지연에 영향을 준 변수도 작용해 개발 진행이 더욱 늦춰졌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산신약은 지난 1993년 SK케미칼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2018년 7월 HK이노엔 케이캡정까지 총 30개가 배출됐다. 그동안 기존 신약 배출 이후 최소 한해 걸러 새로운 신약이 등장했지만, 케이캡 이후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규 신약이 허가받지 않은 상태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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