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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품귀 현실화, 전국 아파트 전세매물 63% 줄었다
임대차 2법 후폭풍,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72% 감소
2020-10-26 08:37:23 2020-10-26 08:37:2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후 전국의 아파트 전세매물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거란 당초 정부 기대와 달리 시장 내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4만945건으로 임대차2법이 시행된 지난 7월31일(11만649건) 대비 63% 감소했다. 이는 공인중개사들이 인터넷에 올린 아파트 전세 매물을 집계한 수치다. 최근에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으로 허위매물 게재를 금지해 정보의 정확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게 아실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종전 3건8427건에서 1건762건으로 72% 급감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매물 부족에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연일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6.1을 기록해 극심한 전세난을 겪었던 지난 2015년 10월 125.2(10월19일 기준)를 넘어섰다. 0~200범위에서 표현되는 전세수급지수는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세품귀 현상은 수도권을 비롯 전북, 세종, 충남 등 지방에서도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북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1651건에서 474건으로 71.3%, 세종은 1376건에서 457건으로 66.8% 각각 감소했다. 충남은 2555건에서 969건으로 62.1%, 경기는 3만2517건에서 1만2349건으로 62% 줄었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 역시도 큰 폭으로 올라 이번주(19일 기준) 지방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1% 상승해 2013년 4월 셋째주(0.21%)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또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1% 올라 지난 2015년 4월 셋째주(0.23%)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에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갈수록 심화하는 전세난에 여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규제를 하기보단 기존 부동산 정책 방향을 유지하되 전·월세 관련  정책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전세를 대체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월세 세입자를 위한 세부담 감소 방안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세액공제 등을 통해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각에서 거론된 표준임대료 도입과 전월세 상한제 신규 계약 확대 방안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부동산 매물 정보란 곳곳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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