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임CI 판매은행, 해피콜 조작했다
"원금손실 설명 들은 걸로 해달라"…은행직원, 투자자에 거짓응답 요구
설명의무·부당권유금지 위반…금감원 "사실이면 중징계감"
입력 : 2020-10-26 06:00:00 수정 : 2020-10-26 14:58:54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 직장인 김모(40)씨는 지난해 6월 평소 거래하던 A은행 PWM PB직원으로부터 라임 크레딧인슈어드(CI)펀드를 소개받았다. 우량 무역회사의 매출채권 대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원리금 전액이 신용보험에 가입돼 원금손실이 없다고 설명 들었다. 상품가입 후 해피콜 전화를 받은 김씨는 "원금손실 상품인 걸 알고 있느냐"는 안내원의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김씨는 "들은적 없다"고 답했고 곧바로 은행 PB직원으로부터 메신저 연락이 왔다. "고객님, 원금손실 설명이 안돼 취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다시 해피콜 요청할 테니 원금손실 관련 설명을 들었다고 해주세요" 김씨는 찜찜했지만 해당 직원을 믿고 라임CI펀드에 가입했다. 현재 그는 라임펀드 사태 피해자 중 한명이다.
 
<뉴스토마토>가 25일 라임CI펀드 투자자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은행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해피콜과 관련 거짓 대답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피콜이란 상품가입이 완료된 후 금융상품 이해의 정확성과 판매 프로세스 준수여부를 전화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인데 지난해 라임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해피콜이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면 라임펀드의 투자피해는 더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씨가 펀드를 가입한 다음달인 7월경, 같은 펀드를 가입한 이모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그는 '원금손실 가능성을 들었냐'는 해피콜 질문에 '보험가입으로 100%로 보장된다고 들었다'고 답했더니 안내원이 다시 전화하겠다며 끊었다고 한다. 이씨는 "이후 판매 은행직원으로부터 연락와 '해피콜이 형식적으로 질문한 것이고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원금손실 가능성을 들었다고 대답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모씨와 정모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진술에 따르면 은행직원들은 투자자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도 해피콜을 대신 해주거나 해피콜을 오지 않도록 처리해주겠다 제안했다.
 
은행 직원들의 이런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와 '부당권유 금지' 위반에 해당된다. 은행이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위험을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한 사항을 단정적으로 제공하거나 오인할 수 있게 언급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된다.
 
해피콜 조작 행위가 금융당국의 공식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경우 관련 은행 직원들은 최대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통상 금융회사 직원의 징계는 은행 자율처리에 맡기는데, 죄질이 심할 경우 금감원장이 직접 징계를 결정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을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불법광고 배포에 적극 가담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을 통해 해당 사례의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은행 직원은 중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원인이 직원 개인에게 있는지 조직 내부통제에 있는지 다각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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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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