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쏟아진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수세 주춤
외지인 매매 비율, 8월부터 20% 붕괴…세금 규제에 투자 수요 억눌려
입력 : 2020-10-25 06:00:00 수정 : 2020-10-25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의 거래가 매달 줄어드는 가운데 외지인 수요도 적어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외지인의 비중이 점점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 규제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을 옥죈 데 이어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투자 수요가 억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25일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4795건 중 외지인 거래는 896건으로 확인됐다. 전체의 18.6%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5월 23.7%에서 7월에는 21.6%까지 내려갔지만 이때까지는 2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8월에는 19.7%로 하락하며 20%대가 붕괴했고, 지난달까지도 외지인 매매 비중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같은 양상은 정부 규제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을 인정할 수 없다며 서울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규제를 꾸준히 쏟아내고 있다.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LTV)인정 비율을 낮춘 데 이어 최근에는 다주택자 중심의 세금 규제 강화에 나섰다. 이에 서울뿐 아니라 각 지방의 광역시에서도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이들이 관리하기 힘든 서울의 아파트를 사기보단 자신이 잘 알고 관리가 편한 곳에서 돈을 굴린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수세가 주춤한 시점과 정부가 한창 규제를 쏟아낸 시기가 겹친다”라며 “집을 여러채 소유하면 세 부담이 커진 탓에, 서울 아파트를 사고 싶어하는 지방의 수요자들이 억눌리면서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수는 투자의 성향이 짙은데,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세금 규제를 강하게 때리면서 외지인 매수세가 주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점도 외지 수요자의 진입장벽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 지역 11개구의 중형(전용면적 85㎡~102㎡) 아파트는 평균 매매가격이 12억5500만원에 달했고, 대형(전용 135㎡ 초과) 평형의 경우에는 22억2600만원을 넘었다. 강북 14개구도 중대형(전용 102㎡~135㎡) 평형은 10억원 이상을 기록했고, 대형 평형은 15억6400만원이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전체가 집값이 많이 올랐고, 특히 외지 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강남 일대도 아파트 가격이 뛰었다”라며 “가격 상승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외지인 매수의 감소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국정감사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한 만큼 현재와 같은 규제 중심의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은형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바뀔 기미가 없기 때문에 이같은 양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서울 아파트를 사겠다는 심리가 완전 꺾였다기보다는, 규제에 억지로 눌리는 것이기 때문에 계기만 있다면 언제든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라고 부연했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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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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