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시내전화…KT, 서비스도 축소
6월9일부터 시내전화 요금제·서비스 종료 나서
KT "기술지원 종료…이용률도 저조"
유선서 무선으로 이동…1분기 KT 유선전화 회선 4.4% 감소
수익성 잣대에 보편적 역무 관련 서비스 축소 우려
2024-05-13 16:05:55 2024-05-14 14:01:5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이용률이 저조한 시내전화 서비스 상품을 정리합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시내전화 이용자는 지속해 감소하고 있는데요. 투자 비용은 발생하지만, 수익이 안 나는 시내전화 회선 수를 줄이려는 차원으로 분석됩니다. 김영섭 KT 대표의 수익성 중심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로도 볼 수 있는데요. 다만 보편적 역무 제공 사업자인 KT가 유선통신 서비스를 일부 축소하는 격이어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13일 KT에 따르면 원폰서비스, 집전화프리요금제, 통화중전환, 안(ANN)폰서비스, 정액형요금제, 리빙(Living) 문자메시지(SMS) 등 시내전화 요금제 및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다음달 9일 서비스 종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이 가운데 원폰서비스는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한 통합단말기를 이용해 실내에서는 유선전화와 데이터를, 실외에서는 이동통신망을 통해 이동전화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유무선 결합서비스로 시장에 출시됐습니다. 당시 경쟁사업자들은 KT의 시장지배력 전이를 이유로 서비스 인가를 반대하기도 했죠. 안폰은 음성통화 이외에 SMS와 생활정보 서비스 등 다양한 데이터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KT는 이번 서비스 종료는 기술 진화에 따라 이용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해당 서비스들이 출시됐던 20년 전과 현재의 시장이 다르다는 것이죠. 회사 측은 "해당 서비스들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용자 패턴이 변화하면서 이용률이 저조하고, 가입자가 부재한 상품들"이라며 "정부에 서비스 종료 약관신고까지 된 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계를 봐도 통신서비스의 주요 축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했습니다. 국내 휴대폰 회선 수는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합쳐 5600만 회선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인구 대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인 1휴대폰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죠. 휴대폰 회선이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해 유선전화 수요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전화는 그나마 1100만 회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내전화 회선 수는 매해 축소 중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2018년 1430만 회선 수에서 2019년 1360만개로 줄어들었고, 2월말에는 1085만개에 그쳤습니다. 인터넷전화 회선 수는 KT와 LG유플러스(032640)가 320만 회선 수로 엇비슷하지만, 시내전화는 KT가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1분기까지 상황을 놓고 봐도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1분기 KT 경영실적 자료를 보면 1분기 말 기준 KT는 유선전화 서비스에서 가입자 감소를 지속했습니다. 인터넷 전화 회선 수가 323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지만, 시내전화 회선 수는 6% 감소한 867만3000개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유선전화 서비스 회선 수도 4.4% 감소했습니다. 
 
KT 원주 통신사료에 전시된 유선전화들. (사진=뉴스토마토)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반영해 기업의 전략을 달리 짤 수 있습니다만, KT는 국내 1위 유선사업자로서 보편적 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관련 서비스가 줄어드는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는 기본적으로 시내전화, 공중전화,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전화, 인터넷전화 등을 보편적 역무로 정의하고, 보편적 역무 제공사업자는 국민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제공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KT는 다음달 1일부터 유선전화 설치비도 인상합니다. 시내전화를 신규 설치하거나 설치장소를 변경하는 경우 기존에는 회선 수, 인터넷 동시 설치, 평일 야간 또는 주말·공휴일 설치비가 모두 2만7500원이었지만, 앞으로는 1회선 설치는 3만6000원, 인터넷과 동시 설치 시에는 3만2000원, 평일 야간 또는 주말·공휴일에 설치할 경우 4만5000원으로 오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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