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정국에 사법공백 초읽기…윤 대통령 '첩첩산중'
총리 해임안·노란봉투법·대법원장 임명 등 '험로' 예상
여야 강대강 대치에 연말 예산안 처리도 '올스톱' 위기
2023-09-25 06:00:00 2023-09-25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으로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제78차 유엔총회 참석 등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 앞에 과제가 산적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더불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통과 여부에 따라 '거부권'이 예상되고요. 헌법상 국회 동의가 필요한 대법원장 임명 문제도 험로가 예고되면서 사법 공백이 우려됩니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향방도 불투명해지면서 연말 예산안 처리와 주요 법안 통과 역시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총리 해임안·노란봉투법·방송3법곳곳 지뢰밭
 
2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국회의 총리 해임 건의는 헌법상 보장돼 있지만, 대통령에게 이를 수용할 강제성을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앞서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한 총리 해임 건의 결의에 대해 "막장 정치투쟁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며 유감을 표시하면서 사실상 '거부'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총리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되지 않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도 민주당의 강행 처리가 예상되면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점쳐집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는 한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지난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5월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세 번째 거부권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거부권 행사 사례를 살펴보면, 5년의 임기 동안 노태우 전 대통령은 7건, 노무현 전 대통령은 6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건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 동안 2건이 있었으며,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표결 결과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장 인준 불발 땐 예산정국 '빨간불'
 
여기에 헌법상 국회 동의가 필요한 대법원장 임명 문제도 윤 대통령 앞에 놓은 최대 난관입니다. 오는 25일 예정된 본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여야의 막판 극적 합의로 본회의가 개의하더라도 야당 내 부결 기류가 강한 만큼, 사법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대법원장 임명 동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한 만큼, 민주당이 반대한다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다면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 35년 만에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 사례로 남는데요.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24일 퇴임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당장 대법원은 원장 공석사태를 맞게 됩니다. 사법부 전체에 혼란은 물론, 사법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연말 예산안 처리와 주요 민생 법안 처리 등도 험로가 예상되는데요.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정치 실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21대 국회가 급기야 연말까지 '정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만큼, '올스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장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 예산심사,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며 "야당의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극한 투쟁 대신 정기 민생 현안을 두고 극강 대경을 펼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몽골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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