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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건설업계③)"이러다 건설사도 위험"…채무보증 부실 우려
대기업 건설사 채무보증 250조원 넘겨
부동산 불황에 리스크 관리 들어간 건설사
대우건설, 울산 주상복합 시공권 포기
2023-02-08 06:00:00 2023-02-08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건설사의 채무보증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 미분양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대형건설사가 시공권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했는데요. 건설사들이 극도로 몸을 사리는 모습입니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대기업 계열 건설사 112곳의 채무보증은 250조원37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대기업 집단 지정에 따라 조사 대상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 2020년(90조5485억원) 대비 176% 증가한 수치입니다.
 
현대건설의 채무보증은 26조9763억원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2020년(7조8665억원) 대비 지난해 9월 243% 증가했습니다. 채무보증 건수도 110건에서 191건으로 늘었습니다.
 
이어 △대우건설(21조2275억원) △현대엔지니어링(19조1034억원) △롯데건설(18조4151억원) △KCC건설(13조35억원) △태영건설(12조6467억원) 순으로 채무보증이 많았습니다.
 
진행하는 사업이 많거나 규모가 클수록 건설사의 채무보증도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공사비가 오르고, 미분양이 증가하는 침체기에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상 시행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 진행을 위한 PF 대출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신용도 높은 건설사가 보증을 서는데요. 사업이 고꾸라져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하면 건설사가 대신 빚을 갚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부동산 호황기일 경우 수익 기대가 크지만 지금처럼 집값이 내리고,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보장하긴 어렵죠. 이에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장의 PF 보증을 기피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대우건설은 울산 동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의 시공권을 포기했습니다. 이 사업장은 본 PF에 들어가기 전 단기차입 단계인 브릿지론으로 약 1000억원을 조달했는데요. 이 중 대우건설은 보증을 선 440억원을 내고 사업에서 빠졌습니다. 브릿지론 대비 규모가 큰 본 PF까지 갈 경우 더 큰 리스크를 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그래도 이전에는 대형건설사들이 본 PF로 전환해 사업을 끌고 갔었다"며 "대형사도 불확실한 사업을 꺼리는 것이 업계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자금시장 경색으로 고초를 겪은 롯데건설은 지난달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부동산 PF 관련 채권 1조5000억원을 매각했습니다. 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업계 전망은 더욱 어둡습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현장은 그나마 낫지만 미분양이 많은 지방이 문제"라며 "금리가 낮아지기 전까지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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