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맹목적 추종과 절대 옹위로 무장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친윤(친윤석열) 당권'을 만들기 위해 폭주하고 있습니다. 여당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장악력을 마치 과거 제왕적 총재 수준으로 만드는 모습인데요. 대통령이 사실상 제왕적 당 총재 역할을 하면서 정당민주주의 역행은 물론, 제왕적 총재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전당대회는 '윤석열 사당화 출범식'?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등록이 지난 3일 마무리된 가운데, 친윤계 의원들의 안철수 의원 때리기는 갈수록 노골적인데요. 사실상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에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치고나가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때문으로 보입니다. 친윤계가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이번엔 안 의원을 '집단 린치'하는 양상인데요.
정치 행사에서 정치적 공방이 오가는 것은 당연하게 여길 수 있지만, 지금의 '윤심(윤 대통령 의중)' 논란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이 사실상 제왕적 당 총재 역할을 하면서 정당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데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는 '윤석열 사당화 출범식'이 되고 말았다"고 질타하면서 "대통령이 제왕적 총재를 자처해 맹목적 충성만 강요하고, 내 편이 아니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린치를 가하는 구태 행태에 여당 의원들은 말도 못 하고 떨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사람에 충성하는 정치가 바로 윤석열 정권의 공정과 상식의 실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윤핵관 언저리의 바지사장을 당대표로 앉히고,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마음대로 공천하겠다는 윤석열 사당화 프로젝트"라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두고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 유력 당권, 대권 후보들을 추풍낙엽처럼 보내버리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미 총선 공천 칼질을 시작한 것"이라며 "결국 제왕적 총재 시대로 돌아갔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요.
'원내정당제·시스템 공천' 등 정치개혁 시급
한국정치에서 당 총재 시대가 끝난 것은 지난 2002년입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들의 비리 의혹으로 탈당하자 총재직을 없애버렸고, 한나라당도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총재 명패를 내려놨습니다. 총재의 힘은 '제왕적'이란 말 그대로 막강했는데요. 총재가 당을 만들기도, 쪼개기도 하는 등 당과 총재의 운명은 한 묶음이었습니다.
현재 집권 여당에선 대통령이 사실상 제왕적 총재로 당 위에 군림하면서 '정당의 사당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고 있는데요.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중앙당 대표의 공천권 폐지, 중앙당 없는 원내정당체제 도입 등 정치개혁의 우선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선거개혁, 정치개혁 등을 위해 국회에서는 의원 120명이 참여한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신년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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