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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형제' 의식 돌아왔다…1억8000만원 기부금 치료비로
경찰청·복지부, 12월까지 만3세 아동 학대·방치 실태 조사
2020-10-05 15:29:48 2020-10-05 15:29:48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발생한 불로 중태에 빠진 초등생 형제가 의식을 회복한 것이 확인됐다. 한달여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형제는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이 알려진 이후 형제들 앞으로 모인 약 1억8000만원 기부금은 전액 치료비로 사용될 전망이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화재로 중태에 빠져 서울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라면 형제' A(10)군과 B(8)군 등이 지난 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제 중 동생은 아직 대화는 불가능한 상태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셋이 살던 형제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형편이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며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며 여론의 안타까움을 샀다.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형제들 앞으로 전국에서 모인 기부금은 약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 미추홀구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모인 기부금은 약 1억2800만원에 이른다. 이 외에도 인천시교육청 소속 직원들이 모은 성금 1463만3000원과 서울 비영리 사단법인 '따듯한 하루'에는 4506만원 가량이 기부됐다. 해당 기부금은 형제의 치료비와 퇴원 이후 심리·성형·재활 치료 등에 쓰일 예정이다. 
 
라면형제로 불거진 아동 학대·방치 등 '사각지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도 단단히 대책에 나서고 있다. 이날 경찰청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만 3세 아동(2016년생) 전수조사를 오는 12월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3만5000여명의 아동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등 양육환경 개선에 필요한 서비스 지원한다는 목표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지난 1일 아동 학대 예방·보호 예산을 올해 347억원에서 내년 485억원으로 40% 증액한 바 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아동학대와 관련해 발의된 법안만 24건이 넘는다.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에서 불이나 A군과 동생 B군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인천소방본부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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