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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대전)한국영화 ‘4파전’…장점 vs 단점 ‘완전정복’
‘디바’ vs ‘검객’ vs ‘죽밤’ vs ‘담보’
2020-09-30 00:00:05 2020-09-30 00:00:0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올해 추석 연휴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흥행 전쟁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영화 4편이 모두 이번 연휴 극장가를 정조준했다. 장르도 다양하다. 공통점이라면 여성 주연 영화가 4편 가운데 3편이나 된다. 이번 추석 극장가는 충무로 상업 영화 시장에서 터부시되던 여성 주연 장르 영화의 성공 시험대, 그리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만신창이가 된 극장가 시장 부활의 열쇠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추석 극장가 흥행 시장을 노리는 한국 영화 4파전을 분석한다.
 
영화 '디바' 스틸. 사진/영화사 올(주)
디바’…초강력 여성 투톱 vs 찰나의 스포츠
 
(장점)지난 23일 먼저 개봉한 디바는 추석 흥행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먼저 개봉을 강행했다. 표면적으로 디바는 국내 상업 영화 시장에서 흥행 약점으로 꼽히는 요소만 갖고 있다. 생소한 스포츠 소재인 다이빙그리고 여성 투톱 여기에 심리 스릴러를 더해서 전례 없던 스타일의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로맨스와 멜로 영화의 전매특허로 불리던 신민아를 과감히 캐스팅한 제작사의 도전은 충분히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듣기에 충분할 정도로 영화 속 신민아의 과감한 연기는 충분히 장르 관객들을 끌어 들이기에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심리 스릴러 측면에선 근래 보기 드문 강렬한 묘사가 이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 관객들을 충분히 흡수할 만하다.
 
(단점)반면 이 모든 지점이 약점이 될 수 있을 듯싶다. 추석 시즌이 전통적으로 가족 영화가 흥행에 강세를 보인 만큼 그와는 동떨어진 디바는 관객의 선택권에 어느 정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스포츠 영화의 어려움은 분명한 디바의 약점이다. 스포츠는 역동성을 담보로 하고 있지만 다이빙이란 찰나의 스포츠에서 이런 활동적인 움직임을 어느 정도까지 스크린에 투영시켰고 그 지점을 관객들이 어떻게 좋아하고 입소문을 낼지는 물음표다.
 
토마토 추천평: 들켜버린 속마음
토마토 별점: ★★★☆
 
영화 '검객' 스틸. 사진/오퍼스픽쳐스
검객’…뜨거운 칼의 진심 vs 칼의 번뜩임만
 
(장점)디바와 함께 23일 먼저 개봉한 검객은 오랜만에 국내 상업 영화 시장에 등장한 사극 무협 액션이다. 국내 장르 마니아들에겐 마이너적인 감성이 분명한 장르다. 하지만 이 장르를 좋아할 만한 관객들에겐 절대 놓쳐선 안될 영화가 바로 검객이다. 조선 광해군 폐위를 다룬 인조 반정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칼을 들고 나선 처절한 추격과 복수를 그린다. 개봉 당시부터 조선판 테이큰’ ‘장혁의 무한액션이란 찬사를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국내에서 액션 장르에 가장 특화된 배우 중 한 명인 장혁이 검객을 위해 제대로 칼을 갈고 작품에 임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다양한 무술과 스포츠에 만능인 장혁은 이 영화에서 액션 전문 스턴트 배우를 능가하는 몸 놀림을 보여 준다. 그의 상대역인 인도네시아 출신 조 타슬림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조연급으로 출연해 온 유명 액션 스타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칼 액션의 사실감 하나 만으로도 검객의 러닝타임은 짧다.
 
(단점)하지만 딱 이 지점뿐이다. ‘검객은 다음 장면이 예상되고, 그 예상대로 흐름이 이어져 간다. 너무도 간결하다 못해 허술해 보이는 구성력이 이 영화의 서사를 기대케 하는 밀도 높은 관객들의 기대치를 꺾어 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액션 외에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지점이 너무 얕다. 주인공의 복수를 위한 과정의 설득력도 공감 지수에서 종이 한 장 두께보다 얇다. 출연 배우들이 액션에만 방점을 찍은 탓에 부정확한 대사 전달도 문제다. 서사 구조에 유독 민감한 국내 관객들이 장르 영화 중 그 장르의 특색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달리는 검객을 어떤 식으로 바라볼지는 이번 추석 영화 시장의 결과가 말해 줄 듯하다.
 
토마토 추천평: 칼의 뜨거운 진심만큼은 크다
토마토 별점: ★★☆
 
영화 '죽지 않은 인간들의 밤' 스틸. 사진/TCO(주)더콘텐츠온 , (주)브라더픽쳐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황당하고 생소하다 vs 너무 뚜렷한 신정원
 
(장점)가장 낯선 영화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 이 영화는 온전하게 감독의 결과물이다. 상업 영화는 기본적으로 배우가 주도적 영화그리고 감독의 색깔이 가득한 영화이렇게 둘로 나뉜다. 이번 영화는 전적으로 후자다. 영화는 외계인, 즉 언브레이커블을 소재로 일단의 사람들이 겪는 좌충우돌 소동극을 그린다. 일반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갖는 호흡과 법칙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신정원 감독의 이번 영화는 그런 호흡과 법칙을 절묘하게 피해간다. 터져야 할 지점이라고 느끼면 함정이 나온다. ‘함정이라고 느끼면 웃음 폭탄이 터진다. 이런 지점은 분명히 생소하고 또 말미에는 황당함을 전달한다. 그런데 이런 지점이 이 영화의 온전한 미덕이다. 반박자 빠르고 때로는 반박자 느리게 다가오는 장치가 의외로 강력한 매력을 선사한다. 영화가 끝나고 장면을 생각할 때 피식거리며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단점)위의 장점은 온전히 연출을 맡은 신정원 감독의 두드러진 색깔이다. 하지만 신 감독에게 생소한 1020세대가 이 영화에 어느 정도 반응을 할 지가 관건이다. 엇박자 호흡의 유머 코드로 일관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분명히 생각지도 못한 의표를 찌르는 웃음이 존재한다. 하지만 반대로 터져야 할 때 터져야 하는 것을 기대하는 절대 다수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색’해 할 수도 있다. ‘점쟁이들이후 8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 신 감독의 일관된 작품 색깔도 장르 속에서 소화될 지점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튄다는 느낌이 강하다.
 
토마토 추천평: 어디서 터질지 예측불가능
토마토 별점: ★★
 
영화 '담보'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담보’…JK필름 영화 vs 그래서 문제
 
(장점)만약 이 영화에 단 한 개의 사전 정보도 없이 상영을 하는 블라인드 시사회를 개최한다면 100명의 관객 중 과연 몇 명이 이 영화의 제작사를 맞출 수 있을까. ‘영화를 좀 본다는 영화 마니아들이라면 사실 쉽게 답을 할 수 있을 듯싶다. 영화 담보는 충무로에서 눈물과 감동 그리고 누군가는 신파라고 지적하는 감정을 가장 장르적으로 녹여 낼 수 있는 데 탁월한 재능을 뽐내는 JK필름이 제작했다. 이 영화는 착하다. 착한 영화는 JK필름의 전매특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가족이 중심이다. 가족은 언제나 명절 영화 시장의 핵심 코드다. ‘담보에선 유사 가족을 등장시키며 혈연 관계보다 더 찐한 가슴으로 맺어진 가족의 사연을 전한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어려운 사정, 주인공의 불행, 불행을 깨트리는 또 다른 주인공의 등장, 또 다른 주인공의 불행, 그 불행을 덮어 버리는 행복한 해피엔딩이 존재한다. 울어야 할 때 반드시 울음이 터진다. 눈물만 존재하는 게 JK필름 영화는 아니다. 유머도 분명하다. 상황이 만들어 내는 사건은 눈물과 웃음을 적절한 비율로 뒤섞는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공식에 녹아 든다. 때문에 관람 가성비측면에서 JK필름 영화의 만족도는 높다. 여기에 아역 배우 박소이의 존재감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건 담보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히든 카드다.
 
(단점)하지만 이런 모든 지점이 신파로 지적 받는 것도 JK필름 영화다. 언제나 정해진 공식에 맞춰서 세밀하게 재단된 스토리 안에서만 움직인다. 처음 시작부터 중간의 과정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의 해피엔딩은 누구라도 예상이 가능하다. 이런 모든 것을 아우르는 영화 자체의 톤 앤 매너는 언제나 일관돼 있다. 각각의 영화가 말하는 스토리와 장르는 달라도 그 영화들의 흐름은 같다. 그게 JK필름의 영화다. 이 지점이 영화 마니아들이 언제나 지적하는 JK필름 영화다. ‘담보가 가족 단위 관객을 흡수한단 가능성에선 이번 추석 시장 최고의 흥행 카드로 손색이 없지만 노림수가 보이는 타깃형 제작 영화란 점에선 그 전략이 너무도 뻔해 보이는 점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토마토 추천평: 안 봐도 보이는 희한한 경험
토마토 별점: ★★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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