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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 시장 노리는 카드사들
중신용자 상품 출시 잇따라…"신규고객 유치 포석도"
2020-08-28 06:00:00 2020-08-28 09:38:1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저신용자보다 중신용자 대상으로 한 대출이 위험부담이 덜하고, 신규 카드 고객을 유치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금리대출 시장을 겨냥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따르면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연 3~5% 대출과 20% 이상의 고금리대출 간극에 놓인 중신용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말한다.
 
하나카드는 올 하반기 외부 고객이 이용이 가능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하나카드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아도 중금리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현재 하나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 중인 중금리대출 상품 금리는 6.9~13.84% 수준이다. 신규 상품에도 비슷한 수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자금 조달부터 리스크 관리 모델 등을 고려한 시스템 구축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도 페퍼저축은행과 신한캐피탈 대출 자산을 취득하면서 중금리대출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확보한 외부 고객 자산을 통해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할 경우 중신용자 대출 취급을 늘릴 수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외면하던 중금리대출 시장에 관심을 드러내는 데는 부실 위험이 적은 대출 고객 확보에 유인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 고금리 대출 상품은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크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으로 연체율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커졌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해 신규 카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신용평가(CB)업 및 데이터 사업 등에 고객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인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활성화는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 중금리대출 취급 실적은 △KB국민카드 2602억 △우리카드 1809억 △롯데카드 1323억 △신한카드 264억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부터 카드사가 취급하는 중금리대출 요건이 14.5% 미만으로 강화되면서 전년 대비 취급 규모가 감소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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