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대유행 비상)서울 유치원 50여곳 폐원…실직 200명 이상
당국 지원에도 경영난 방지 역부족…"의무교육 등 상생 필요"
입력 : 2020-08-23 06:00:00 수정 : 2020-08-23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지역 사립유치원에서는 '줄폐원'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이미 10곳 중 1곳 꼴로 없어져 폐쇄 요건이 강화됐지만 정리하려는 원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사립유치원은 지난해 579곳이었다가 약 525곳으로 줄어들었다. 50여곳이 문을 받으면서 발생한 실직 교사는 200명 이상이다.
 
유치원들은 수업료가 급감하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쌓이면서 폐원이 점차 불가피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휴원·원격수업이 반복되면 수업료를 온전히 받기 힘들거니와,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가정에 양육수당이 나와 수업 포기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의 수업료 절반 한시지원 역시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신숙희 우현유치원 원장은 "4년전 정원이 160명이었다가 올해 80명이지만 그동안 교사 숫자는 변동이 별로 없었다"며 "긴급 돌봄교실은 수업료를 내지 않는데다 조리사·운전기사 인건비 비용이 별도로 나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에 유치원 3법이 겹치니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은 중소형이 전체 유치원의 90%를 차지해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의 임병하 대변인은 "사립유치원은 (여타 업종보다) 융자 대출에 제약이 많다"며 "수업료 적은 중소형은 버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학부모들의 폐원 걱정은 크지 않은 양상이었다. 병설유치원 원아의 워킹맘 이모씨는 "사립유치원이 없어져도 보낼 곳이 얼마든지 있어 정리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직장인 엄마 이모씨 역시 "문 닫으면 막막하겠지만 제 아이가 다니는 곳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유치원과 학부모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교육 당국은 추가 지원보다 폐원 요건 강화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하반기 들어 시교육청은 규칙을 개정해 보호자 중 3분의2 동의, 전원 계획 심사 등을 인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교직원 조치 계획도 당초 추가 요건에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제외했다. 교육부 관계자 역시 "이제부터 교사 실직에 대해서 (정책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산발적 실직 위기에 내몰린 교사들은 당국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박용환 전국사립유치원교직원노조 사무처장은 "유치원에 연간 2조원 지원비를 투입하고 정작 중요한 고용 문제는 나몰라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의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사립유치원의 존속 의미가 있는데도 폐원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언한 유아 의무교육 실시 등 국공립과 사립의 상생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 5월25일 코로나19 확진 유치원생이 다닌 서울 강서구 예일유치원의 버스가 멈춰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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