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배우 황정민이 ‘브라더’ 이정재와 다시 만났다. ‘신세계’에선 둘도 없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한 ‘브라더’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절하게 싸운다. 서로 죽고 죽인다. 살벌하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황정민은 암살자 ‘인남’을 연기했다. 그의 반대편에는 ‘인간백정’으로 불리는 ‘레이’역의 이정재가 있다.
황정민은 영화 ‘교섭’ 촬영을 위해 요르단 출국을 앞두고 소속사를 통해 서면 인터뷰에 응하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 황정민. 사진/CJ엔터테인먼트
‘공작’ 이후 2년 만에 신작으로 스크린에 컴백한 그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너무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무언가 답답한 이런 마음들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서 해소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아주 시원하고 여름에 맞는 영화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번 영화 초반 오프닝에서 날카로운 암살자로서의 모습을 선보인다. 하지만 중반 이후 ‘레이’와의 대결을 펼쳐지는 순간부턴 피폐함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남’을 연기했다. 황정민은 “‘그 인물이 어떤 이유로 암살자란 직업을 갖게 됐을까’를 가장 고민했다. 그것을 역으로 생각했을 때 이 사람이 얼마나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있고, 자기가 청부 살인이란 잘못된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얼마나 갉아먹고 피폐해져 가느냐가 되게 중요한 지점이었다”면서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고, 관객들이 ‘김인남이라는 사람이 저런 직업을 가져서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너무 괴로워하고 있구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 준비를 시작 했다”고 전했다.
고도로 훈련을 받은 암살자 배역이기에 강력한 액션은 필수였다. 이런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황정민은 촬영 전부터 촬영 하는 동안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고. 그는 “아무래도 액션 영화란 것을 찍게 되면, 몸도 잘 만들어야 되고 체중 및 체형 유지도 잘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잘 준비를 해야 된다”면서 “왜냐하면 잘 준비하지 않을 경우, 내가 다치는 것은 상관 없으나 나 때문에 상대방이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스스로 준비를 잘 해야만 했었다. 그 중압감이 남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정재와의 처절한 결투는 그와의 전작 ‘신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도 전혀 다르고 무엇보다 장르적인 결 자체가 기존 한국영화에선 전혀 드러난 적 없는 영화다. 황정민은 “’신세계’ 는 액션 이라고 할 만한 장면이 많지 않았다”면서 “이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고 나와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하드보일드’했다. 액션 양이 기존에 해왔던 ‘베테랑’등 작품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액션의 대부분은 상대 배우인 이정재와 함께 소화했다. 태국에서의 첫 만남에서 등장한 강렬한 액션은 한국영화에서 전례가 없던 기묘한 지점을 만들어 냈다. 황정민은 “이정재와는 ‘신세계’ 때에도 함께 술을 마시며 ‘다음에 꼭 다시 하자’고 했었다. 7년 만에 만난 거다”면서 “태국 첫 촬영에선 둘이 ‘절대 다치지 말자’라고 서로 다짐했다. 워낙 과격한 액션들이 많아서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액션 전에 스톱하자’ 그런 부탁과 함께 농담 아닌 농담을 나눴다”고 웃었다.
기획 단계 그리고 제작발표회에서 감독과 황정민 이정재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히든 카드로 박정민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물론 개봉 전까지 박정민의 배역은 비밀이었다.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박정민의 존재감은 그들이 언급한 ‘히든카드’란 점에 부족함이 없었다. 황정민은 “사실 영화를 보시고 ‘뭐야’ 하실까봐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면서도 “우리 현장에선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정민이 맡은 ‘유이’역이 이 작품 속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이 된다”고 소개했다.
화려함과 이국적인 느낌의 장르 색깔을 위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한국과 태국 그리고 일본 등 3개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 전체의 80% 가량이 해외 로케이션이었다. ‘베테랑’ 황정민에게도 이런 점은 색다른 도전이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그는 “국내 촬영에선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바로 재정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지방에 있더라도 서울에 있는 스태프들한테 장비들을 빨리 받아 와서 다음에 더 크게 만들 거나, 다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외국에서는 그것이 허용이 안 된다. 사전에 정말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빈틈들이 보이기도 하고 채워야 할 부분들이 생기더라. 그런 것들을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 포함, 모든 사람들이 다 그 빈틈이 보이지 않게 애 쓰면서 진행을 했다. 그게 제일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사실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인남이 한 여자 아이를 구하는 간절함에 모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인남의 ‘간절함’에 대해 ‘희망’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황정민은 “아이를 구출하는 건 ‘나를 구출한다’란 느낌도 분명 인남한테는 있었다”면서 “‘내가 얼마나 지금 잘못돼 가고 있는가, 이미 잘못된 인생을 돌이킬 수 있는가’를 인남은 분명히 알고 있다. 돌이킬 수도 없는 자신의 잘못된 점들을 계속 반성하고 있는 차에 그 아이를 구함으로 인해 나를 구할 수 있다란 목표가 생긴 거다. 그만큼 인남한테는 아이라는 존재가 희망적인 삶의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물이다. 오는 8월 5일 개봉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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