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규제 완화 탓" 한목소리…"독립된 금융감독기구 필요"
정치권·학계, 환매중단사태 진단…"금융정책·감독 기능 분리해야"
2020-07-21 16:59:01 2020-07-21 16:59:01
[뉴스토마토 백아란·우연수 기자]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과 감독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금융 감독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섣부른 금융 규제 완화가 사모펀드 위기를 초래한 만큼 금융 감독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본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는 금융감독 체계의 문제점에서 발생한 감독 실패사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교수는 "금융위는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모두 갖고 있어 견제 장치가 없고, 정부가 두 기능을 모두 수행해 관치금융이 심화되고 있다"며 "금융 산업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서로 분리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현행 체계는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금융감독원의 독립성 확보가 미흡한 상태"라며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 기능은 독립된 금융감독기구가 맡는 등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감독기구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선 "금융감독기구를 무자본특수법인(營造物法人)으로 설립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금융 관련 법률에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위임하는 체계 대신 ‘금융업 감독규정’에 바로 위임하는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분쟁조정기구의 경우 "독립적인 ‘금융분쟁조정중재원(가칭)’을 설립하고 소액 금융 분쟁 사건의 경우 반드시 사전에 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조정 전치주의 제도를 도입할만하다"며 "조정이 성립한 경우 피해를 입은 금융소비자에게 보상하도록 하는 ‘집단분쟁조정 제도’도 검토해볼만하다"고 제시했다.
 
라임사태에 이어 디스커버리 펀드, 팝펀딩, 옵티머스 펀드까지 사모펀드의 잇단 환매중단사태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독립된 금융감독기구 설립과 분쟁조정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당국의 규제완화가 사모펀드 사태를 불러왔다"면서 "투자자의 감시 능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수탁회사와 판매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제공회사 등 사적 감시자 간 감시 역할 배분도 모호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당시 사모펀드 인가제를 등록제로 변경하고, 펀드가액 400% 이내의 범위에서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모펀드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또 "섣부른 금융산업정책 추진에 제동 걸어야 한다"며 "금융을 산업 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금융감독의 자율성 확보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금융감독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피해자 구제를 위한 실효성을 확보하고 설명의무 위반이나 부당권유 등 불공정 영업행위가 이뤄질 경우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은 있지만, 규제 완화 자체를 문제를 일으킬 사고로 보지 말아야 한다"며 "(규제완화에 대한) 필요성도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고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물어 사고 발생을 최소화하는 등 사후처벌 확대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기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정책위원장은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나 불건전 영업행위를 모니터링하고 금융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 임원후보추천 위원 중 1명은 노동조합의 추천을 받도록 금 융회사지배구조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같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특정운용사가 수탁고를 크게 늘렸다거나 하는 전조가 있는데 이를 사전에 인지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견제와 균형을 잘 지키는 가운데 ‘소비자보호’라는 관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배진교 정의당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했으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금융정의연대, 경제민주주의21이 공동 주관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재발방지를 위해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우연수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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