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법원이 항공사들이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도입한 것에 대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유효기간 도입으로 소비자들의 재산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다만 시민단체가 항소할 가능성이 커 '마일리지 공방'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이상현 민사3단독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해 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멸 마일리지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가 2010년 정한 대로 2008년 이후 쌓은 모든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10년으로 굳혀졌다. 2008년 이전까진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은 없었다.
17일 서울남부지법 이상현 민사3단독 부장판사는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해 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멸 마일리지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마일리지 입력 정보 카운터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법원의 1심 기각 소식을 접한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받지 못했다"며 "판결문을 받으면 근거에 따라 정확한 항소 계획과 입장을 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장기전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항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비자주권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규모까지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고 최초 적립 시점부터 10년을 따지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당초 마일리지로 결제가 가능한 항공권이 제한적인 점과 매매나 상속·증여도 불가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앞서 2008년에 적립한 마일리지가 지난해 1월1일부로 모두 사라지면서 피해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소비자주권은 지난해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주권은 "항공사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제활동을 통해 적립한 재산으로, 마일리지를 소멸시키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사 성수기에 여객기 내 5% 이상에 해당하는 좌석을 마일리지 좌석으로 배정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내놓기도 했다. 대한항공도 현금과 마일리지를 섞어 쓸 수 있는 복합결제를 도입했지만, 마일리지 적립 비율과 공제율 변경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판결을 앞두고 일각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영 위기에 봉착한 항공사들의 상황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이에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다른 소비자 권리 관련 쟁점에 선례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해서 법리적인 논점을 흐려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각각 2조1900억원과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하늘길이 올해 말까지 닫힐 경우 소멸되는 마일리지만 4000억원가량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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