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기자의 ‘눈’)소공연 ‘걸그룹 워크숍’ 논란, 배동욱 회장 직접 해명해야
2020-07-12 06:00:00 2020-07-12 06:00:00
 
“제가 대답할 위치가 못 된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석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걸그룹 워크숍’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지도부 중 누구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명쾌한 답변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들을 수 없었다.
 
논란이 됐던 행사는 지난달 25일부터 2박3일 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이었다. 당시 행사는 방역 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걸 그룹을 초청해 술판과 춤판을 벌이는 등 최근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비판은 마땅하다. 실제로 소공연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72%는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 되면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소상공인들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려 있다.
 
그럼에도 소공연의 수장인 배동욱 회장은 최대한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이 같은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소공연 내부에선 배 회장이 워크숍 논란과 관련해 담당 부하 직원들을 질책하며 문책성 인사를 경고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수장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은 보이지 못할망정 조직원들에게 논란의 원인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소상공인 업계는 어느 때보다 위기다. 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판매 위주인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다. 지금은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배달앱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소공연은 배 회장 부임 후 자체 배달 앱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배 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산적해 있는 과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워크숍 논란에 대해 국민들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이를 깔끔하게 털고 가야 한다. 책임 질 것은 책임 지고, 해명할 것은 해명해야 한다. 더 이상의 침묵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배 회장은 “코로나가 끝나고 5~7년만 지나면 소상공인들의 세상이 온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확신이 현실이 되기에 앞서 배 회장은 소공연 수장다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정등용 중기IT부 기자(dyzpow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