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개인적으로도 올해 개봉을 앞둔 영화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이름 하나 만으로도 장르가 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다.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놀란 감독에 따르면 ‘테넷’은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미래를 바꾸는 멀티 장르 액션 블록버스터. 스파이 관점에서 시작해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영화. 이 정도가 ‘테넷’에 대한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이다. 언제나 혁신을 넘어선 상상 이상의 비주얼과 결과물을 만들어 낸 놀란 감독의 특급 비밀 프로젝트 ‘테넷’에 대한 여러 내용을 공개된 예고편 2편을 통해 유추해 본다.
시간 역치(inversion)
예고편을 보면 마틴 도노반이 주인공 존 데이비드 워싱턴에게 경고를 한다. "당신을 올바른 길로도 인도하지만 잘못된 길로도 안내할 거요. 신중하게 사용해요."
정체를 알 수 없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 '테넷'은 이 대사로만 유추해 보면 어떤 물건이다. 그럼 어떤 물건이란 말일까. 예고편에는 또 하나의 대사, 즉 단어가 등장한다. "inversion", 즉 '역치'다. 다시 말해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다.
실제 전 세계 과학자들도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지만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론 물리학의 논리를 거듭 주장한 바 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보면 '테넷'은 시간을 거슬로 올라가는 어떤 장치이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내용을 담고 있을 수 있다. 놀란 감독의 전작 '인셉션'과 비슷한 맥락이 될 수도 있을 듯 싶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지난 5월 30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테넷은 인셉션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내용과 세계관이 아닌 어떤 방식의 차이를 언급한 것일 수 있단 점을 귀띔한 것이 아닐까.
인버전(inversion)
‘테넷’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한 현재의 사건을 뒤바꾸는 내용일 것이란 유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놀란 감독이라면 1차원적인 해석이 된다. 공개된 예고편에 등장하는 또 다른 단어는 ‘미래’다.
등장 인물들은 여러 차례 ‘미래’란 단어를 많이 언급한다. 또한 ‘너무 많이 봐 버렸다’는 말로 테넷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어떤 장치란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궁극적으론 ‘인버전’ 즉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것’에 대한 언급까지 나온다. 시간의 순서를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는 상상 이상의 장치가 ‘테넷’일까.
예고편 마지막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대사가 눈에 띈다. “그 일은 안 일어났던 것 아냐?”
산소 마스크
예고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서 쓰고 나오는 산소 마스크다. 예고편 내용으로 유추해 보면 ‘테넷’을 이용해 시간을 ‘인버전’ 시킬 경우 호흡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단 설정이 더해진 것 같다.
또 다른 장치로 볼 수도 있다. 시간의 인버전 상태에선 의식과 무의식이 다르게 작동한다는 설정도 가능할 것 같다. 놀란 감독의 전작 ‘인셉션’을 떠올리게 한다.
단순한 상상으로만 접근한 장치는 아닐 것이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하자면 놀란 감독의 또 다른 전작 ‘인터스텔라’ 속 ‘블랙홀 개념’을 떠올리면 된다. 실제 전 세계 과학자들이 극찬을 넘어서 경외감을 표한 장면이기도 했다.
실사 촬영의 대가
놀란 감독은 CG를 사용하지 않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아이맥스(70mm) 필름을 선호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전작 ‘다크 나이트’에서 실제 병원 건물을 폭파했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선 ‘공중 하이재킹’ 장면을 실사로 촬영했다. ‘인셉션’에서 공간이 회전하는 장면 역시 실제 돌아가는 세트를 제작해 촬영했다.
‘테넷’ 예고편에선 공간과 깊이감 그리고 넓이를 극대화한 미장센이 넘쳐난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분명 CG를 최소화한 실사 촬영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영화 미학의 극한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넷? 그리고 대재앙
우선 제목 ‘테넷’, 사전적 의미로는 주의(主義), 교리(敎理) 정도다. 완벽하게 정의되고 입증된 논리다. 앞서 언급한 내용으로 보자면 시간에 대한 완벽한 통제 장치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물건이다.
이 장치를 이용해 영화 속 인물들이 해결해야 할 사건은 3차 세계대전이다. 주인공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핵 재앙인가”란 질문에 또 다른 인물이 “그 보다 더 끔찍하다”고만 전했다. 또한 공개되지 않은 빌런은 ‘미래와 소통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대사가 예고편에 담겼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은 다음 달 전 세계에 공개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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